[시승기] 막내의 반란, 기아차 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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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막내의 반란, 기아차 K3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8년 08월 26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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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성능 양호, 연비도 경차급…입문용 차지만 프리미엄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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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K3의 외관 디자인에서 준중형급 차량으로서 기아자동차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의 최소급답지 않은 늠름함이 풍긴다. 사람으로 치면 형제 중 가장 어리지만 잘 생기고 체격도 다부진 막내를 보는 느낌이다.

K3의 얼굴에 해당하는 전면부에는 기아차 특유 디자인이 녹아들어 브랜드 감성을 자아낸다.

날렵한 눈매 끝을 가진 헤드램프와 호랑이코 모양 그릴이 강렬한 인상을 보여준다. 헤드램프 양쪽 아래 부위를 차지하는 방향지시등과 에어커튼이 K3의 앞면에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도록 가득 채운다.

K3는 검정색(오로라 블랙 펄)이나 흰색(스노우 화이트 펄) 등 단색에 가까운 외관 색상도 무난하지만 진한 하늘색(호라이즌 블루), 회색(스틸 그레이) 등 배합색이 잘 어울린다.

▲ K3의 측면부 굴곡(캐릭터라인)은 외관 색상이 밝은 배합색일수록 더 선명히 드러난다.
▲ K3의 측면부 굴곡(캐릭터라인)은 외관 색상이 밝은 배합색일수록 더 선명히 드러난다.
K3의 보닛이나 옆면 등 각 부위마다 차량의 곡선을 그리는 굴곡(캐릭터 라인)이 선명하지 않고 은은히 적용돼 있다. 기아차 세단 중 가장 어린 차종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부분 중 하나인데 이를 더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색상이 배합색들이기 때문이다. 이 색상들은 뻔하지 않아서 눈에 띄게 만들기도 한다.

K3의 승·하차감은 무난하다. 문은 가볍지 않지만 열고 닫기에 부담없고 144cm의 낮은 키를 갖고 있지만 차량 하단부가 땅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 오르내리기에는 적당하다. 시트도 적당한 수준으로 폭신해 2시간 이상 주행하고 나서도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통풍시트가 순정 옵션에 포함돼 있는 점도 K3에 매력을 더한다.

▲ 기아차 소프트웨어 우보(UVO)의 주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버튼이 배치돼 편의성이 높다.
▲ 기아차 소프트웨어 우보(UVO)의 주요 기능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버튼이 배치돼 편의성이 높다.
센터페시아의 구성이 직관적이다. 맵, 미디어 등 운전자가 자주 쓸만한 기능들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물리적인 버튼이 화면 아래 배치됐다. 디스플레이 터치로 일일이 카테고리를 뒤져보지 않아도 돼 편하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장치가 센터페시아 하단에 수납공간처럼 자리잡은 점도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편리하다.

▲ K3의 뒷좌석 공간 크기는 실속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무난한 수준을 갖췄다.
▲ K3의 뒷좌석 공간 크기는 실속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적당한 수준이다.
뒷좌석 너비는 평균 체형의 성인이 타기에 적절하다. 167cm 남성이 앉고도 20cm 안팎의 공간이 남는다. 다리가 놓이는 레그룸도 적당하다. 넓고 높은 실내공간 대신 실속을 챙기기 위해 K3를 선택한 고객이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트렁크도 안으로 깊이 공간을 갖추고 있어 실용적이다. 준중형 세단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신혼부부가 아기 의자, 캐리어, 접이식 유모차 등 필요한 영유아 용품을 챙겨 다니기에 무리가 없다.

▲ K3 대시보드 전경.
▲ K3 대시보드 전경.
핸들이 굉장히 묵직하다. 후진할 때는 약간 풀리는 느낌이지만 주행 중 속력에 상관없이 무거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운행을 돕기도 하지만 유턴하는 등 방향을 급히 변경하는 상황에서는 마음먹은대로 신속하게 움직여주지 않는다. 커브길이 많은 도심 등 전진 방향을 자주 바꿔야 하는 경로에서는 손목이 쉽게 피로해진다. 장시간 운전에 익숙하지 않거나 힘이 부족한 운전자들에게는 도움되지 않는 특징이다.

주행성능은 전형적인 준중형 세단 수준이다. 페달을 깊게 밟는다고 차에서 바로 반응이 오진 않지만 가속력은 양호하다. 직선으로 길게 뻗은 수석호평도시고속도로를 내달리는 동안 엔진음이 경쾌하다. 엔진 회전수가 2000rpm을 넘는 순간 '가르릉'하는 음향이 들린다. 완전히 성숙하기 직전 성장단계에 도달한 고양이과 동물이 내는 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고속 주행 시 정숙성이 비교적 양호하고 노면 소음이나 충격도 잘 방어한다. K3의 주행성능과 관련해 재밌는 부분 중 하나는 스포츠 주행모드가 수동 모드에서만 구현되는 점이다. 최근 출시된 차량들이 대부분 자동변속기에서 스포츠 모드를 지원하고 있어 수동 변속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운전자가 한번 K3 스포츠 모드에 익숙해지면 K3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치고 나아가는 느낌은 자동변속기의 기본주행(콤포트) 모드 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계기판에서 속력 눈금이 올라가고 탑승자가 경험할 수 있는 속도감은 제법 짜릿하다. 핸들이 묵직함을 유지하고 있어 차체 안정감을 도모하는 점도 믿음이 간다.

▲ K3의 경차급 연비가 인상적이다.
▲ K3의 경차급 연비가 인상적이다.
K3의 연비가 인상적이다. 새벽 출근 시간 교통량이 적은 남양주시와 구리시를 지나 교통 체증이 점차 늘고 신호등이 많아 멈췄다 서기를 반복하는 서울 도심을 따라 41km를 달린 후 기록된 연비가 16.5km/ℓ다. 에어컨을 약하게 틀어놓고 한번씩 고속 주행을 하면서도 급정거나 급발진은 최소화한 뒤 나온 수치다. 가솔린 차량으로 치면 경차급 수준의 연비다.

K3는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성숙함을 보여준다.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 고객을 위한 입문용 차라는 정체성이 강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프리미엄도 보여준다는 의미다.

사실상 국내에서 현대·기아차 외 다른 제조사들이 경쟁력 있는 동급 세단을 내놓지 못해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폭이 적다. 아반떼나 K3에 소비자들의 관심과 소비가 몰릴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 하더라도 K3는 준중형 세단의 잠재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K3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나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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