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주인 전기료를 내가?" 알수없는 아파트 누진제

"이사 온 지 1주일밖에 안 됐는데 전기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더라고요." 정모(32) 씨는 지난 7월 27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로 이사했다. 폭염에도 하루 2∼3시간 에어컨을 틀며 버틴 정 씨 가족은 이사 1주일 만에 날아온 고지서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전기요금은 무려 13만원이었다. 부랴부랴 계량기를 확인했지만 정 씨 가족이 이 집에서 쓴 전기는 220kWh에 불과했다. 한국전력 전기요금 계산기로 계산해봐도 2만원 수준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박씨가 한전에 문의했지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개별 가구의 요금 현황을 알고 있으니 그쪽에 문의하는 게 맞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새로 아파트에 이사한 가구가 전에 살던 가구가 쓴 전기까지 '덤터기'를 써 누진세를 무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전에 살던 가족이 요금 정산을 했는데도 전기 사용량은 그대로 누적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새로 이사온 주민들은 정작 뚜렷하게 어디다 하소연해야 할지 몰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