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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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4월 08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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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럼날' 면도기 美특허 누구도 모방못해…31년간 원천기술과 AS정책 강조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조아스전자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전기면도기를 최근 선보였다.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는 이 기술을 '드럼날' 면도기라고 부른다. 날이 좌우로 진동하는 왕복식이나 둥근 형태로 회전하며 수염을 절삭하는 회전식과 달리 원통 형태의 날이 돌아가며 수염을 깎아낸다.

1980년대 8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조아스전자는 해외 브랜드에 대적할만큼 성장했다. 국내시장에서 25%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고유기술을 앞세워 해외시장도 공략 중이다.

오태준 대표를 만나 경영 철학과 전기면도기 시장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 원천기술 중시하며 다국적 브랜드와 경쟁

Q.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에서 해외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한 시절도 있었습니까.

== 전기면도기는 중소기업 고유 업종이라는 정책 아래 1980년대까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호를 받았습니다. 그로 인해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 연구 및 개발에 주력하지 않고 단순히 제품을 모방해서 판매하는 등 수익을 올리는 일에만 집중했어요.

이후 시장이 개방되고 자금력을 갖춘 해외 브랜드의 물량 공세가 시작됐죠. 국내 업체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밀려난 것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Q. 다른 국내업체와 달리 조아스전자는 30년 넘도록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 무엇보다도 '원천 기술'을 중시해온 까닭에 조아스전자는 다국적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조아스전자의 에칭날과 최근 미국 특허를 획득한 드럼날 면도기는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고유기술로 탄생한 작품입니다.

일반적으로 면도날은 금속을 찍어서 연마하는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이와 달리 에칭날은 화학약품 처리를 통해 면도날의 절삭날을 혁신적으로 개선했어요. 최근 개발된 드럼날 역시 기존의 회전식과 왕복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강점으로는 '고객 서비스'를 꼽고 싶군요. '중소기업 제품은 AS가 어렵다'는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지난 1986년부터 우체국 소포를 통해 전국 어디에서든 소비자들에게 사후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예전 모델을 쓰는 고객들이 수리를 의뢰해 올 때면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Q. 외국 브랜드는 대부분 서양에서 제작된 제품입니다. 서양인에 비해 얼굴형이 동그랗고 수염이 가는 국내 소비자들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을까요.

== 동양인의 얼굴형은 서양인의 크고 각진 얼굴형과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반면 수염의 상태는 동서양의 차이보다는 개인적인 차이가 큽니다.

가령 수염이 굵고 얼굴 전체에 나는 소비자에게는 절삭력이 우수한 왕복식 면도기를, 수염이 많이 나지 않고 얇은 소비자에게는 소음과 진동이 적은 회전식 면도기를 추천하고 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밀착형 생활가전인 전기면도기를 선택할 때 디자인이 예뻐서, 가격이 비싸서 좋을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소비자들이 조아스전자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입니다.

== 조아스전자는 제품 개발 및 생산, 유통에 이르기까지 통합 관리가 이뤄지는 전기면도기 제조업체입니다. 수입 브랜드의 경우, 국내 지사가 제품을 독점 수입해 이를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치는 탓에 가격 거품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실제로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 전기면도기 판매 가격이 평균 수입가격에 비해 6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유통 구조의 문제로 인한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해지고있는 셈이죠.

Q. 국내 전기면도기 시장은 조아스전자를 포함해 필립스, 브라운 등이 3강 체제를 이루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국내기업이 등장해 새로운 3강 구도를 만들 수 있을까요.

== 전기면도기의 핵심은 '망'과 '날'입니다. 아무리 디자인이 뛰어 나고, 멋진 광고를 만들어 낸다고 해도 망과 날에 대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국내 기업 중에 이러한 전기면도기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아직까지 찾아볼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3강 체제에 대한 도전이나 교체는 업계 현실에 비춰 볼 때 실현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Q. 최근 개발한 드럼날 면도기는 시장에 나와 있는 회전식·왕복식 면도기와 어떻게 다른가요.

== 날이 좌우로 움직이면서 수염이 깎이는 왕복식과 날이 원을 그리며 수염을 깎는 회전식은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왕복식은 절삭력이 좋지만 소음과 진동이 크고, 회전식은 진동과 소음이 작지만 절삭력이 아쉬운 편입니다.

두 방식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하던 중 다듬이 방망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원통형 방식으로 날을 배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나무로 된 방망이를 칼로 깎아 틀을 만들고 금속으로 샘플을 제작하며 차근차근 새로운 면도날을 완성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테스트에 들어갈 때 마다 절삭력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고민하던 중 (아들인) 오성진 부사장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죠. 조아스전자의 최대 강점인 에칭날을 적용해 연필깎이 방식으로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더군요. 덕분에 절삭력 문제도 완벽히 해결됐습니다.

◆ 내년 초, 드럼날 면도기 선보일 예정

   
 

Q. 드럼날 면도기의 상용화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 한국과 미국 그리고 중국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유럽을 비롯해 3개국 이상에서 특허를 출원 중에 있습니다. 전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제품이기 때문에 국제 특허 자격을 갖춘 후에 상용화할 계획입니다.

제품 디자인 등 기본적인 준비는 어느 정도 마친 상황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드럼날 면도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오 대표께서는 어떤 전기면도기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 조아스전자가 생산하는 회전식과 왕복식 전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동 중에는 휴대용으로 제작한 건전지식 면도기를 사용하고 출장 중에는 USB 충전이 가능한 면도기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불편한지 기술팀에 알려 주는 게 제 역할이기도 하니까요.

Q. 경쟁사에 비해 마케팅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신제품 개발만큼 앞으로 홍보전에도 신경 써야 될 것 같습니다.

== 조아스전자가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주력한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지난 해 30주년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조아스전자의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 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페이스북 팬페이지 등을 비롯해 소통 채널을 확보하고 다양한 형태의 캠페인을 진행해 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Q. 전기면도기 뿐 아니라 전기이발기, 드라이기, 헤어 셋팅기, 코털제거기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기면도기 다음으로 신경 쓰고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 배우 전혜빈 씨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단독 이미용 브랜드 '바이헤븐'은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헤어드라이기 '바이헤븐 No.1'은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 3000대가 완판됐죠.

이어 출시된 헤어 셋팅기 '바이헤븐 No.2'는 소형 가전 중 이례적으로 출시 한 달도 되지 않아 대형 유통사에 단독 입점하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 오태준 조아스전자 대표는?

청양공고(현 경기기계공고)를 졸업하고 1973년 신미전자에 입사했다. 1982년 설립한 성진전자를 1998년 조아스전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국낸 면도기업계 최초 ISO 9001을 1999년도에 취득했다. 2001년 조아스전자 중국 현지 공장을 설립했다. 지금은 전세계 27개국에 상표권 등록 및 자체브랜드를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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