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등지 입간판 난립…태풍 '산바' 북상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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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등지 입간판 난립…태풍 '산바' 북상 위험천만
  • 최미혜 기자 choimh@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9월 17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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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모서리 등 안전사고 우려…"단속 강화해도 한계 있어"
   
  ▲명동 거리 한복판에 설치된 입간판이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뾰족한 화살표 모양의 입간판에 부딪혀 얼굴에 흉터 생길뻔 했다."

서울 명동과 강남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는 입간판이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단한 재질, 날카로운 모양의 입간판은 보행권 침해를 넘어 인사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단속에는 한계가 있어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속 30㎞의 빠른 속도로 북상중인 제16호 태풍 산바(SANBA) 경로가 17일 낮 남해안에 상륙한 뒤 방향을 다소 동쪽으로 틀어 영남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보여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중심기압 940헥토파스칼(hPa)에 최대풍속 초속 47m, 강풍반경 400㎞로 '매우 강한 중형' 태풍이여서 도심의 입간판이 강풍에 휩쓸려 행인들이 다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 인도 위 입간판 보행자 안전 위협 

대학생 정모(서울시 중구)씨는 최근 명동에서 아찔한 사고를 경험했다. 명동역에서 우리은행으로 이어지는 길 한복판에 있는 입간판에 얼굴을 부딪혔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며 걷던 중 사람 키 높이의 광고 시설물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문제의 입간판은 모서리가 뾰족한 화살표 모양이었다.

정씨는 "조금 더 세게 부딪혔으면 얼굴에 상처가 생길 뻔 했다"며 "가뜩이나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장소인데 이렇게 위험한 입간판을 비치하면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지 않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16일 본보 취재 결과 인도 위 불법 입간판 문제는 명동뿐만 아니라 강남역, 홍대 인근지역 등 서울시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음식점, 카페, 부동산, 노래방 등을 홍보하기 위한 광고 시설물이 인도 위에 세워져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하고 있었다. 입간판을 피해 지나가며 얼굴을 찌푸리는 행인이 있는가 하면 발이 걸려 넘어지는 장면도 목격됐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입간판에 머리나 눈 등을 부딪힐 경우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워 특히 위험하다. 퇴근시간이나 휴일 같이 시민들이 몰리는 시간에 입간판에 걸려 넘어지면 압사 등 2차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따르면 인도 위에 설치된 입간판은 모두 불법이다. 적발 시 건당 20만원 내외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각 지자체들은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홍대 인근지역에 설치된 입간판 때문에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 "단속 해도 과태료 내고 또 만들어 세워"

박기현 중구청 도시디자인과 광고물정비팀 주무관은 "전담 인력 3명이 구 전체를 관리한다"며 "명동 지역 같은 관광 특구는 야간에도 단속을 하고 민원 들어온 것은 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지만 업주들의 반발 등으로 한계는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도 매년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정수 서울시 도시디자인과 광고물정책팀장은 "과태료도 부과하고 강제철거도 하고 있는데 (불법 설치된 입간판) 수가 워낙 많고 인력이나 예산은 한정돼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업주들은 큰 돈 들이지 않고 입간판을 쉽게 만들 수 있어 과태료를 내고도 또 만들어 세운다"며 "(근절을 위해) 해당 구청에 신고를 하는 등 시민들의 협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부터 야간이나 휴일 등 단속 취약시간에 광고물 정비 전문업체를 현장에 투입하는 '정비용역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데 시행된다면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컨슈머타임스 최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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