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시즌' 주요 그룹들 설렘-좌절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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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시즌' 주요 그룹들 설렘-좌절 교차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1월 20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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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맑음' LG-SK '흐림'… '성적표' 액수-규모 좌우
   
 

대기업 차장으로 재직중인 직장인 임모(서울시 영등포구)씨는 최근 사내에서 돌고 있는 성과급 소문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월급의 300~400% 정도가 설 전후 성과급으로 지급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설 명절 보너스는 별도로 계산된다. 임씨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이유다.

임씨는 "지난해 회사 실적이 좋았던 데다 명절까지 겹쳐 예상치 못했던 목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며 "성과급 액수가 대폭 줄었거나 없어진 회사에 다니는 지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 직장인들 '통장대목'… 연봉의 절반 이나?

설 명절 보너스와 더불어 생산성격려금(PI), 이익배분제(PS) 등 성과급 지급시기가 맞물리면서 직장인들이 '통장대목'을 맞았다. 물론 그렇지 못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한숨 섞인 푸념도 적지 않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연초에 세웠던 이익목표를 초과 달성한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설 전후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명절 '떡값'과 PI, PS를 합치면 연봉의 절반 가까이를 지급 받는 소수 직원들도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매출 164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6조1500억으로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사상 최대 행진을 이어갔다. '통큰 성과급' 지급이 쉽사리 추측되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직원들 사이에서도 기대가 큰 상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각각 85.3% 증가한 2조3000억원, 33.2% 상승한 976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올해 사상최대규모인 14조1000억원을 R&D 부문과 시설부분에 나눠 투자한다는 복안이어서 예상만큼(?) 성과급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풀지 못하고 비축되는 여유자금이 많아 진다는 얘기다.

LG그룹의 경우 분위기가 좋지 않다.

LG는 4대그룹 중 유일하게 올해 투자금액을 15.4% 줄이고 내실을 도모키로 방침을 정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으로 비쳐져 성과급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계열사인 LG전자는 지난해 내내 영업이익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직원 A씨는 "지난해를 보면 인사수준의 성과급이 조금 나왔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올해도 실적이 좋지 않아 내부적으로 큰 기대를 안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SK그룹은 공기가 싸늘하다.

◆ "기업들의 성과급 액수, '빈익빈 부익부'"

1, 2분기 호실적을 보였던 SK텔레콤은 3분기 들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17.2%나 감소(5314억4900만원), 사실상 '보너스 대박'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

반면 정유사업을 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분기 분기사상 처음으로 수출 11조원을 돌파하는 등 한해 동안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설 연휴 직전 월급의 300~6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했었지만 올해는 그룹 전체의 분위기가 좋지 않아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그룹회장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그룹 전체 분위기가 크게 냉각돼 있어 '돈잔치'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각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연초 성과급 액수만 봐도 기업들 간의 빈익빈 부익부가 그대로 적용된다"며 "열심히 일한만큼 보답해준다는 것이 성과급의 취지지만 세계 경제가 불안한 근래 들어서는 오히려 (성과급이) 업무의욕을 해치는 요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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