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요기요' 매각 흥행 가능성도 관심사

[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배달 시장이 끝을 모르고 팽창하고 있다.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배달의민족(배민)이 쿠팡이츠의 상승세를 견제하기 위해 단건배달에 나서는 등 업체들의 대책 마련이 분주하다.
여기에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배달앱 업계 2위 요기요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를 계기로 배달 문화에 익숙해진 만큼 배달앱 소비는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가격과 배달비를 합친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조1005억원으로 전년(14조36억원) 대비 43.5% 증가했다.
국내 1위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무려 11년 만에 애플리케이션(앱) 홈 화면을 전면 개편하면서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 도입을 본격화했다.
개편된 화면 상단에는 '배달'과 '배민1' 버튼이 나란히 배치된다. 기존 서비스인 배달 탭에는 다양한 음식점이 포진됐다면 배민1에는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음식점이 유치됐다. 배민1은 배민과 계약된 전업 라이더, 부업 커넥트가 주문 1건을 곧바로 배달한다.
배민1은 지난 8일 오전 9시를 기점으로 서울 송파구 지역에 먼저 도입됐다. 올 하반기 중으로 수도권과 전국 주요 광역시로 단건배달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우아한형제들은 "식당점주들이 매장 상황에 따라 두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병행함으로써 배민 플랫폼 활용도를 더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배민1 주문 중개 이용료는 건당 12%(카드수수료·결제이용료 별도)로 기존 단건배달 업계의 통상 수수료율과 비교해 3%포인트가량 낮다.
출범 초기부터 단건배달로 드라이브를 건 쿠팡이츠도 발 빠른 전략 보완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배달 라이더들에게도 쿠팡 배송직원인 '쿠팡친구'에 견주는 복지를 제공하기 위한 '이츠친구'를 모집한다.
주 5일 근무이며 오전, 오후 근무조로 운영해 고용 안정성을 보장한다. 확실한 임금 구조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츠친구들은 기본 월급에 실적 수당을 더해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배달 시장 경쟁 과열로 발생한 라이더 수급 불안을 해소하고 배민1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최근 배달앱 업체들은 자사와 신규 계약하는 배달 라이더에게 격려금을 주는 등 프로모션을 펼치며 인력 수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배민에 이어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 2위인 요기요 매각도 본격화된 만큼 향후 판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요기요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는 오는 17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매각 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요기요 지분 100%다. 앞서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SSG닷컴과 야놀자, MBK파트너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탈 등 사모펀드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배민의 승승장구와 쿠팡이츠의 약진에 밀린 요기요의 방향성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힌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4월 기준 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배민 59.7%, 요기요 23.8%, 쿠팡이츠 15.2%로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결국 '쩐의 전쟁'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라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