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범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 문화·체육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자연환경의 유무가 주거공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교회와 헬스장, 탁구장 등 실내공간에서 코로나 집단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감염 우려가 적은 공원이나 숲 등 야외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단지 내 녹지공간 조성 정도가 아파트 선택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확산 이후 공원 방문율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 4월 구글이 발표한 '공동체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3월 27일부터 29일까지 공원 방문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기 전인 1월 3일부터 2월 6일까지의 평균치보다 약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식당·카페·영화관·쇼핑몰 등 소매·오락시설 방문은 19% 감소했다. 업계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실내 밀폐시설 대신 넓고 개방된 공원에 동선이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분양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아파트 선택시 단지 내 공원 등 녹지공간 조성 정도가 아파트 선택의 새로운 척도가 되고 있다.

최근 아파트를 알아보고 있는 수원의 유민영 씨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하며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사실 요즘 새로 짓는 아파트 인터리어나 내부는 다 잘돼 있어 크게 고려 대상은 아니다"라며 "다만 외부활동이 갈수록 적어지고 코로나19 등 전염병도 걱정이돼 단지 내에 공원이 잘 조성된 단지 위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파트 소비자의 눈이 녹지조성 정도 등 자연경관 등을 중요시 여김에 따라 아파트 트랜드 역시 크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 4월 인천 부평구에서 분양한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은 53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3351개의 청약통장이 몰리며 251.91대 1의 평균경쟁률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다. 이 단지는 인근에 만월공원, 부흥공원, 부평공원 등 다양한 공원을 두고 있어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대표 단지로 꼽힌다.

또한 전남지역의 광주광역시에서 지난 5월 분양한 'e편한세상 무등산' 역시 광주지역의 대표산인 무등산은 물론이고 광주천, 용산생활체육공원 등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위치에 들어서면서 평균 106.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된 바 있다.

특히 소위 숲세권이 잘 갖춰진 단지들의 경우 분양권에는 수 천만원의 웃돈까지 붙어 거래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거래 내역에 따르면 인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 전용 80㎡가 이번 달 6억38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 당시 5억7950만원에 비하면 585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신천둔치공원 인근에 위치한 '대봉 더샵 센트럴파크 2차' 전용 84㎡ 역시 이달 거래 금액을 보면 분양가 5억490만원보다 6822만원이 오른 5억7312만원에 거래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줄고 주거지에서 가까운 공원이나 숲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들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단지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다"며 "특히 인프라가 풍부한 도심 내 녹지공간까지 갖춰질 경우 주거쾌적성과 주거편의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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