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리틀 스팅어' 기아차 K3 GT, 쎈 녀석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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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리틀 스팅어' 기아차 K3 GT, 쎈 녀석이 나타났다
  • 최동훈 기자 cdhz@cstimes.com
  • 기사출고 2019년 01월 06일 0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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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대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고도의 퍼포먼스'…심한 잔떨림은 옥의 티

▲ 국산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패스트백 디자인이 K3 GT에 희소가치를 더한다.
▲ 국산차에서 찾아보기 힘든 패스트백 디자인이 K3 GT에 희소가치를 더한다.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기아자동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5도어 패스트백 'K3 GT'는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루프에서 트렁크로 짧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윤곽선이다. 모닝, 스파크 등 경차나 i30 등 차종과 같은 해치백보다는 세단에 좀 더 가까우면서 5도어만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국산차 가운데에서는 한솥밥을 먹는 스팅어 같은 일부 고성능 모델에서만 목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K3 GT의 희소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실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에서 차량에 오르내릴 때 시선이 모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표현대로 '승·하차감'이 좋다. 차량을 본 한 지인은 "어머, 빨간 차 예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된 GT 엠블럼. 크기는 작지만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한다.
▲ 라디에이터 그릴에 부착된 GT 엠블럼. 크기는 작지만 남다른 아우라를 발산한다.
고성능 모델을 의미하는 '그란 투리스모(GT)' 엠블럼이 차량 여기저기 부착된 점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외관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 오른편과 후면부 번호판 오른편에 부착됐고 실내에서는 1열 시트와 핸들 하단, 글로브 박스 상단에도 표기돼있다. 고객으로 하여금 고성능 차량 감성을 한껏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부분이다.

주행성능은 엠블럼이 표출하는 이미지에 걸맞은 수준을 보인다.

등받이 볼스터가 볼록 튀어나와 등을 잘 감아 안락하고 안정적이다. 처음 시동을 켤 때는 엔진이 구동되는 소리가 디젤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20초 가량 크게 들리지만 이후 음량이 낮아진다. 엔진 구동과 함께 시트에서도 떨림이 약간 느껴진다. 마치 먹잇감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이는 짐승의 등에 탄 기분이다.

▲ 1열 시트 등받이의 튀어나온 부분(볼스터)이 탑승자 등을 감싸 안정적인 탑승감을 선사한다.
▲ 1열 시트 등받이의 튀어나온 부분(볼스터)이 탑승자 등을 감싸 안정적인 탑승감을 선사한다.
핸들은 얇아서 쥐기 편한데다 가볍고 부드럽게 잘 돌아간다. 핸들을 일정 각도 이상 꺾은 뒤 손 힘을 풀 때 핸들이 원위치로 돌아가는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아 차량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다.

페달 답력이 높은 편이지만 경직되지 않은 점도 탁월한 면모 중 하나다.

가속 페달은 살짝 밟아도 잘 눌리는 데다 차량이 잘 뻗어나간다. 차량의 추진력이 몸에 익지 않은 운전자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페달을 민감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다소 튀어나갈 수 있어 초반에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배기음은 저속 주행 상황에서도 듣기 좋은 수준으로 그르렁하며 들린다.

제동력이 인상적이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이 좋아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제동이 잘 이뤄진다. 그럼에도 이동하다 정지하는 순간에 차가 덜컹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멈춘다. GT 모델로서 출력과 가속력만 기대했는데 제동 성능까지 탁월한 점이 다소 놀랍다.

▲ 대시보드 및 1열 좌석 전경. 핸들, 시트 등 곳곳에 스포티함 감성이 묻어난다.
▲ 대시보드 및 1열 좌석 전경. 핸들, 시트 등 곳곳에 스포티함 감성이 묻어난다.

이외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차량의 1~2차 움직임이 거의 없이 부드럽게 잘 지나간다. 풍절음은 다른 준중형 세단과 비교할 때 덜 들리는 편이다. 노면 소음도 잘 차단된다. 실내에서 더 크게 들리지 않도록 소리를 밀어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커브 구간은 K3 GT의 주행 성능을 가장 많이 체감할 수 있는 장소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 다른 길이나 톨게이트로 이탈하는 인터체인지(IC) 구역을 지났다. 길이가 길지만 굴곡이 어느 정도 깊은 구간이었는데 시속 50㎞가 넘는 속력으로 지날 때도 차량이 길에 바짝 붙어 이동해 위화감을 못 느꼈다. 커브길을 지나 직선길로 접어들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났다.

출력이나 가속력은 현대자동차 아반떼 같은 동급 차량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등이 뒤로 당겨질 정도로 토크가 강력해지고 출력이 배가된다. 콤포트 모드에서도 서서히 등이 당겨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출력을 발휘한다. 하위 기어 단수에서 변속 충격이 없지만 6단에서 7단으로 바뀔 때는 엔진음이 약간 과해지고 뜸을 잠시 들였다 변속되는 느낌이 살짝 난다.

▲ 냠양주시와 화천군을 왕복하며 측정한 실 연비. 공인 복합연비보다 높게 나온다.
▲ 냠양주시와 화천군을 왕복하며 측정한 실 연비. 공인 복합연비보다 높게 나온다.
실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게 나온다. 경기 남양주시에서 출발해 강원도 화천군으로 이어지는 구간을 왕복하며 연비를 측정했다. 남양주시에서 나설 때는 교통이 원활한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거쳐 1시간 10분 동안 89.8㎞를 운행했다. 화천군에서 출발할 때는 교통 체증이 약간 있고 신호등이 있는 경춘로 등 국도를 지나며 1시간 17분 간 79.8㎞를 달렸다. 히터를 운행 하는 내내 2~3단 가량 틀었고 관성 운전을 최대한 실시했다.

이에 따른 각 구간별 연비는 12.9㎞/ℓ, 14.6㎞/ℓ로 나타났다. 타이어별 공인 복합연비 11.9~12.1㎞/ℓ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훌륭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K3 GT의 유일한 '옥의 티'는 실내에서 진동이 많이 느껴지는 점이다.

핸들이 가볍게 조작되다보니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핸들링 안정성이 약해진다.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도 핸들이 흔들려 차량이 매 순간 힘차게 튀어나갈 때마다 방향이 미세하게 틀어진다. 고속 주행에 능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높은 속력으로도 안정적인 운행을 할 수 있으려면 핸들이 지금보다 좀 더 무거워져야겠다.

또 차가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 잔떨림이 많이 발생한다.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느라 진동을 덜 느낀 반면 뒷좌석에 앉는 동승자는 멀미가 날 정도로 흔들림을 많이 느꼈다. 차량 자체가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차량 규모가 비교적 하위급인 세단 모델이 높은 주행 성능을 감당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K3 GT는 소위 '리틀 스팅어'로 불린다. 외모가 비슷하고 성능도 동급 대비 탁월한 등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이 정도 성능과 연비, 고성능 감성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은 K3 GT의 강력한 장점이다. 차량의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차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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