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컨슈머타임스 최동훈 기자] 기아자동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유일한 5도어 패스트백 'K3 GT'는 외관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루프에서 트렁크로 짧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윤곽선이다. 모닝, 스파크 등 경차나 i30 등 차종과 같은 해치백보다는 세단에 좀 더 가까우면서 5도어만의 정체성을 유지한다. 국산차 가운데에서는 한솥밥을 먹는 스팅어 같은 일부 고성능 모델에서만 목격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K3 GT의 희소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실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장소에서 차량에 오르내릴 때 시선이 모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부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표현대로 '승·하차감'이 좋다. 차량을 본 한 지인은 "어머, 빨간 차 예쁘다"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주행성능은 엠블럼이 표출하는 이미지에 걸맞은 수준을 보인다.
등받이 볼스터가 볼록 튀어나와 등을 잘 감아 안락하고 안정적이다. 처음 시동을 켤 때는 엔진이 구동되는 소리가 디젤 차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20초 가량 크게 들리지만 이후 음량이 낮아진다. 엔진 구동과 함께 시트에서도 떨림이 약간 느껴진다. 마치 먹잇감을 앞두고 긴장감을 높이는 짐승의 등에 탄 기분이다.

페달 답력이 높은 편이지만 경직되지 않은 점도 탁월한 면모 중 하나다.
가속 페달은 살짝 밟아도 잘 눌리는 데다 차량이 잘 뻗어나간다. 차량의 추진력이 몸에 익지 않은 운전자는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페달을 민감하게 조작하지 않으면 다소 튀어나갈 수 있어 초반에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배기음은 저속 주행 상황에서도 듣기 좋은 수준으로 그르렁하며 들린다.
제동력이 인상적이다. 브레이크 페달 답력이 좋아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제동이 잘 이뤄진다. 그럼에도 이동하다 정지하는 순간에 차가 덜컹거리지 않고 부드럽게 멈춘다. GT 모델로서 출력과 가속력만 기대했는데 제동 성능까지 탁월한 점이 다소 놀랍다.

이외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 차량의 1~2차 움직임이 거의 없이 부드럽게 잘 지나간다. 풍절음은 다른 준중형 세단과 비교할 때 덜 들리는 편이다. 노면 소음도 잘 차단된다. 실내에서 더 크게 들리지 않도록 소리를 밀어낸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커브 구간은 K3 GT의 주행 성능을 가장 많이 체감할 수 있는 장소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에서 다른 길이나 톨게이트로 이탈하는 인터체인지(IC) 구역을 지났다. 길이가 길지만 굴곡이 어느 정도 깊은 구간이었는데 시속 50㎞가 넘는 속력으로 지날 때도 차량이 길에 바짝 붙어 이동해 위화감을 못 느꼈다. 커브길을 지나 직선길로 접어들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났다.
출력이나 가속력은 현대자동차 아반떼 같은 동급 차량에서 경험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는 등이 뒤로 당겨질 정도로 토크가 강력해지고 출력이 배가된다. 콤포트 모드에서도 서서히 등이 당겨진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강한 출력을 발휘한다. 하위 기어 단수에서 변속 충격이 없지만 6단에서 7단으로 바뀔 때는 엔진음이 약간 과해지고 뜸을 잠시 들였다 변속되는 느낌이 살짝 난다.

이에 따른 각 구간별 연비는 12.9㎞/ℓ, 14.6㎞/ℓ로 나타났다. 타이어별 공인 복합연비 11.9~12.1㎞/ℓ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훌륭한 주행 성능을 자랑하는 K3 GT의 유일한 '옥의 티'는 실내에서 진동이 많이 느껴지는 점이다.
핸들이 가볍게 조작되다보니 빠른 속도로 달릴 때 핸들링 안정성이 약해진다. 노면이 조금만 거칠어도 핸들이 흔들려 차량이 매 순간 힘차게 튀어나갈 때마다 방향이 미세하게 틀어진다. 고속 주행에 능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높은 속력으로도 안정적인 운행을 할 수 있으려면 핸들이 지금보다 좀 더 무거워져야겠다.
또 차가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 잔떨림이 많이 발생한다. 운전자는 운전에 집중하느라 진동을 덜 느낀 반면 뒷좌석에 앉는 동승자는 멀미가 날 정도로 흔들림을 많이 느꼈다. 차량 자체가 노면 충격을 잘 흡수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차량 규모가 비교적 하위급인 세단 모델이 높은 주행 성능을 감당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K3 GT는 소위 '리틀 스팅어'로 불린다. 외모가 비슷하고 성능도 동급 대비 탁월한 등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00만원 초중반대 가격으로 이 정도 성능과 연비, 고성능 감성까지 누릴 수 있다는 것은 K3 GT의 강력한 장점이다. 차량의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즐겁게 이용할 수 있는 차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