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토 삼킴 사고 지속…소비자원 "어린이 사용 주의해야"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물을 흡수해 수십 배로 팽창하는 '수정토(워터비즈)'를 어린이 촉감놀이용으로 사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삼킴 사고 등 안전사고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25일 수정토가 체내에서 수분을 흡수해 팽창할 경우 장 폐색 등 심각한 상해를 유발할 수 있다며, 수정토 관련 안전주의보를 발령했다.
수정토는 본래 수경 재배, 방향제, 인테리어 소품 등으로 활용되는 고흡수성 폴리머 제품으로, '개구리알' 또는 '워터비즈'로도 알려져 있다. 물을 흡수하면 최대 100배 이상 팽창하는 성질을 갖고 있어 촉감놀이에 쓰이기도 하지만, 이는 본래 용도와는 다른 사용 방식이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수정토 관련 안전사고는 총 102건 접수됐으며, 모두 만 14세 미만 어린이에게 발생했다. 특히 13세 걸음마기 아동에게서 사고가 집중됐으며(67.6%), 사고 원인은 삼킴(44.1%)과 귀·코 등의 체내 삽입(54.9%)으로 나뉘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삼킴 사고가, 높을수록 체내 삽입 사고가 많았다. 대부분의 사고는 가정 내에서 발생해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에서는 2023년 7월 위스콘신주에서 10개월 영아가 수정토를 삼켜 장 폐색으로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수정토를 어린이용 완구나 교구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 도입을 추진 중이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는 2023년 한 해 동안 수정토 관련 사고가 약 6,000건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팽창률이 50% 이상인 제품은 완구로 판매할 수 없으나, 원예용이나 인테리어용으로는 판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원예용품'으로 표시돼 있음에도 실제로는 유아·초등학생 놀이용으로 사용했다는 후기가 다수 확인됐다.
수정토는 알록달록한 색상과 동그란 형태로 어린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사탕 등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 물과 접촉하면 팽창하는 특성상 삼킬 경우 체내 수분을 흡수해 장을 막을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는 사고 후 증상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 대처가 늦어질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호자에게 수정토를 반드시 본래 용도에 맞게 사용하고, 어린이가 만지지 않도록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수정토는 밀폐 용기에 담아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사용 후 바닥에 떨어진 입자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