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마당' 지켜낸 HDC현산…서울 주요 정비사업 수주 '정조준'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 현산)이 서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이하 용산정비창 1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확보하며 '앞마당' 용산에서 자존심을 지켰다.
건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서울 주요 정비사업에서 연속 수주 행보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용산정비창 1구역은 용산구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HDC현산의 본사 인근이다. 이번 공사를 통해 총 2900여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주택 공급이 예정돼 있다.
HDC현산은 포스코이앤씨와의 수주전에서 승리하며 시공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번 수주는 본사의 소재지이자 지역 기반이 강한 곳에서의 승리라는 점에서 단순히 시공권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앞마당 수성'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정비사업 역량을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HDC현산은 이번 수주 성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내 정비사업의 연이은 수주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차기 사업지로는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방배신삼호아파트'가 꼽힌다.
이 단지는 HDC현산이 두 차례 단독입찰했다. 현재 조합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했으며,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방배신삼호아파트는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이며, 지난 1980년대 초반 지어진 노후 아파트다. 재건축을 통해 약 330가구 규모의 중소형 중심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단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서초구 내 알짜 입지로 평가되는 만큼 브랜드 건설사들의 관심이 높았던 사업지다.
특히 HDC현산은 2014년 방배센트럴아이파크 등 인근에서 고급 주거지를 공급한 이력이 있어 지역 기반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 외에도 성동구 성수동 일대 '성수지구 재개발' 사업도 수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성수1·2·3·4지구로 나뉜 이 지역은 총 1만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거벨트로 탈바꿈할 계획이며, 현재 일부 지구에서는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준비가 진행 중이다. 성수지구는 한강변 조망권과 서울숲 등 녹지를 갖췄고,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HDC현산은 강북권 고급 주거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이번 용산정비창 1구역 수주라는 이정표를 세워 성수지구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성수지구는 △GS건설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HDC현산은 서울 주요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내부 정비도 함께 추진 중이다. 올해 초 도시정비사업 전담조직을 강화하고, 지역별 특화 전략 수립과 영업력 보강에 나섰다. 이를 통해 입찰 제안 고도화, 조합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 고급화 설계 제안 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는 HDC현산이 도시정비사업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호탄"이라며 "방배, 성수 등 후속 수주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