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車 고립…장마철 '극한호우' 대처법 살펴보니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여름 장마철에는 갑작스러운 호우로 도로가 순식간에 잠기고 차량이 고립될 수 있다.
최근 5년간 매년 20건 이상 반복된 차량 침수 사고는 대부분 7월부터 10월 사이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 발생했다.
단순 고장 피해를 넘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운전자는 침수 발생 전·중·후로 상황별 행동요령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은 지난 5년간(2019~2023년) 발생한 침수 교통사고가 총 124건으로 집계됐다고 최근 분석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3건, 2020년 22건, 2021년 25건, 2022년 32건, 2023년 22건 등으로 매년 20건 이상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한 차량 침수 피해도 만만치 않다. 보험개발원은 같은 기간 발생한 차량 침수 피해가 총 3만3650건에 달하며, 이 중 95.2%가 7~10월에 내린 집중 호우로 인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장마철 침수 사고는 단순한 차량 고장에 그치지 않는다. 침수된 차량은 정상적인 차량으로 보여도 전자장치나 제어시스템에 이상이 생겨 돌발 상황을 유발할 수 있다.
매년 침수 사고로 부상자와 사망자 등 인명피해가 다수 발생하는 만큼 운전자는 여름철 차량 운행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침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침수 도로 진입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타이어가 3분의 2가 잠기기 전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야 하며, 수위가 높아질 경우 차량을 두고 즉시 대피해야 한다.
행정안전부는 도로와 지하차도에 물이 흘러들어가는 상황에서는 절대 진입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하천이나 교량 등 수위 변동이 큰 곳 역시 접근을 삼가고 안전한 곳에서 수위가 낮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차량 안에 갇히는 상황에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탈출을 시도해야 한다. 특히 침수 구간을 통과하던 중 차량의 시동이 꺼졌다면 절대로 시동을 다시 걸어서는 안 된다. 엔진에 물이 유입된 상태에서 시동을 걸면 차량에 심각한 기계적 손상이 발생한다. 재시동을 멈추고 창문이나 선루프를 열어 탈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차량 문은 물이 빠르게 차오르면 수압으로 인해 열리지 않는다. 이땐 유리창을 깨고 탈출해야 한다. 좌석의 목 받침이나 차량용 비상 망치를 활용해 유리창 모서리를 집중적으로 타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리를 깨지 못했을 경우에는 차량 내부 수위가 외부와 30㎝ 이하로 좁혀질 때까지 기다린 뒤 즉시 차문을 열고 빠져나와야 한다.
차량이 지하차도나 하천에서 고립된 상황이라면 급류에 휩쓸릴 위험이 크므로 신속히 탈출해야 한다. 급류 반대쪽 문을 열거나 유리창을 깬 뒤 밖으로 나와 지형이 높은 곳에서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는 "침수 상황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비상 장비를 미리 갖춰두는 것이 필수"라며 "유리창을 깨기 위한 비상망치, 방수 기능이 있는 손전등, 구조 요청용 호루라기, 예비 배터리 등을 운전석 가까이에 보관해두면 위급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