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우려···일동제약 '조코바', 국내 허가 재시동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최근 아시아 국가에서 코로나19의 재확산 조짐이 짙어지면서 잠잠했던 관련 치료제 시장에도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2023년 엔데믹 선언 이후 다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중단하거나 방향을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일동제약은 꾸준히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어 제약·바이오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이하 시오노기)과 공동 개발한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조코바(후보물질명: S-217622)'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앞두고 있다.
조코바는 1일 1회 복용하는 항바이러스제로, 일동제약은 시오노기와의 공동개발 계약을 통해 국내 제조 및 독점판매권을 확보했다.
해당 치료제는 2021년 11월 일본에서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으며, 2024년 3월 정식 허가를 획득해 현지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시오노기는 올해 4월 FDA에 정식 허가를 신청했다.
앞서 조코바는 2023년 FDA로부터 경증·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바 있다. 이 제도를 통해 허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어 FDA의 심사 결과에 따라 국내 품목허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동제약이 국내에서 조코바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경우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 된다. 2023년 1월 첫 번째 신청 당시에는 시오노기가 제조한 완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하는 '수입 품목허가' 방식으로 허가를 추진했지만, 이후 국내 생산 여건이 갖춰지면서 '제조 품목허가' 방식으로 변경 신청했다.
그러나 이후 시오노기가 미국에서 실시한 '노출 후 예방'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해당 데이터를 국내 허가 신청에 반영하기 위해 2024년 12월 자진 취하한 바 있다.
해당 임상은 코로나19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대상자가 조코바를 복용한 후 감염 여부를 관찰한 결과, 접촉자의 확진 비율이 유의미하게 낮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조코바는 국내 유일하게 예방 목적 사용으로 유효성을 입증한 사례가 되면서 기존 치료제들과의 차별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보강된 임상 데이터와 함께 일본에서의 긴급사용승인과 FDA 패스트트랙 지정을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설득에도 유리한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편 신풍제약은 최근 자사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다양한 코로나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 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능을 인정받아 유럽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획득했다고 발표했지만, 곧바로 임상 데이터가 없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호흡기질환 치료에서 신규성과 진보성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비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CP-COV03'의 임상 3상 계획이 식약처로부터 자료 미비로 반려된 데 이어, 최근 재신청도 철회해 상업화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중국, 홍콩,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국내 확산 가능성에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실제 중국은 지난달 초 코로나 바이러스 양성률이 16%를 넘어서며 3월 말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대만에서는 5월 셋째 주에만 코로나 관련 응급환자가 1만9000여명에 달했다. 태국 역시 같은 달 중순 기준 일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3만3000여명을 기록했다.
질병당국은 이러한 해외 동향과 지난해 여름 유행을 고려할 때, 올 여름 국내에도 유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 발생 상황을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코바가 글로벌 임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낸 만큼, 국내에서도 승인을 받게 되면 실제 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19는 변이 발생에 따라 장기 대응이 필요한 질환인 만큼, 새로운 백신이나 치료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조코바는 국내 제약사로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