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중동 위기에도 '3000 시대' 재개막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코스피가 중동 위기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올라 3년 5개월여 만에 '3000포인트 시대'를 다시 열었다.
20일 종가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4.10(1.48%) 급등한 3021.84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지난 17일 2998포인트, 19일 2996포인트 이후 삼세번 만에 3000포인트에 도달했다.
코스피가 3000을 넘긴 건 장중 기준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처음이고, 종가 기준으로는 2021년 12월 28일(3020.24)이다.
이날 코스피 상승을 이끈 것은 돌아온 외국인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강해지며 3000포인트를 넘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619억원, 380억원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6021억원 순매도했다.
장 초반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과 예상치에 못 미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시장 접근성 리뷰 결과에 상승 폭이 제한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하지만 장중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상승세가 거세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장 초반 순매도세를 나타냈으나 장중 순매수세로 돌아섰고, 전날 지수를 이끌었던 개인은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이다가 차익실현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금일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반도체와 인터넷(네이버·카카오), 방산,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DDR4' 가격 상승 지속되며 SK하이닉스가 3.86% 올라 25만원을 돌파했으며, 'HBM4'도 기대감이 반영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대감도 코스피 3000 시대 재개막에 힘을 보탰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오후 이재명 정부가 추경을 의결했다"라면서 "세출과 세입 추경을 포함해 30조5000억원의 대규모 추경에 지역화폐, 소비 쿠폰 등 정부 정책 기조를 반영하며 유동성 증가로 인한 주가 상승 기대감을 키웠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영화관 할인 쿠폰 배부에 271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 추경에 반영되면서 영화산업 침체로 폭락했던 극장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CJ CGV는 10%가량 급등해 4000원대에서 5000원대로 앞자리를 바꿨다.
618 쇼핑절 판매 호조 등 중국 화장품 시장 회복 전망과 전 국민 소비 쿠폰발 매출 증가 기대감에 아모레퍼시픽(9.08%) 등 화장품 관련주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스테이블 코인 분야도 강세를 나타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 기대감에 테마 강세가 지속하며 LG CNS(9.29%), 삼성SDS(2.14%) 등도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3000포인트 유지는 물론 3100포인트선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100포인트선 진입도 가능할 전망으로 현재 외국인이 주도하는 수급장인 만큼 기존 주도주(조선, 방산, 원전, 전력기기)의 성장 스토리와 실적 가시성은 훼손되지 않으나 단기 가격 부담은 존재한다"라며 "대안으로 최근 외국인의 연속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 은행, 화장품, 소매(유통), 호텔 및 레저 등 내 수 회복 및 지배구조 개선 모멘텀이 남아있는 업종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