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아파트, 일반 분양 대비 청약 경쟁률 6배 높아

2025-06-18     김동현 기자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분양가상한제(이하 분상제) 아파트가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높은 청약 경쟁률을 나타낸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직방이 올해 분양된 단지들의 1순위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청약에 나선 72개 단지 가운데, 분상제가 적용된 22개 단지는 평균 경쟁률 26.2대 1을 기록한 반면, 미적용 된 50개 단지의 평균 경쟁률은 4.0대 1에 그쳐 약 6배의 격차를 보였다.

지역별로 서울은 래미안원페를라와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이 청약에 나서며, 평균 1순위 경쟁률 122.5대 1을 기록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방배6구역을 재건축한 래미안원페를라(151.6대 1)는 청약 당시 인근 시세 대비 30% 이상 낮은 분양가로 평가받았고, 강남권 입지에 따른 프리미엄 기대감이 더해지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고덕강일대성베르힐은 강일 택지지구 내 마지막 민간분양단지로, 실거주 5년 의무 조건이 적용됐음에도 평균 97.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충북은 109.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마지막 분양 단지인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2차가 공급되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어 울산이 44.4대 1, 경기 23.7대 1, 세종 12대 1로 보였고 부산은 0.3대 1를 나타냈다.

단지별 1순위 청약경쟁률을 살펴보면,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다. 하남시 교산지구에 위치한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는 201세대 공급에 5만 2,920명이 몰리며 263.3대 1의 청약경쟁률(1순위 기준)을 나타냈다. 해당단지는 경기도 하남시에 속해 있으나 서울 송파구와 인접해 서울 생활권 이용이 쉽고 전용 59㎡ 기준 5억원 대로 공급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이어 래미안원페를라(151.6대 1),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2차(109.7대 1), 고덕강일대성베르힐(97.4대 1), 고양창릉 S-5블록(96대 1) 순으로 경쟁률이 높았다.
 
분상제는 공공택지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지역에서 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가를 정부가 정한 산정 기준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분상제가 적용되면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입주 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일부 단지에서는 수억 원대 차익이 발생하며 소위 '로또 청약'이라는 표현이 붙기도 했다. 또한 아파트 공급 감소로 신축 아파트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상제 적용 단지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 집중되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분상제가 적용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단지가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장받는 것은 아니다.

래미안원페를라, 교산푸르지오더퍼스트,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2차 등이 100대 1를 훌쩍 넘기는 등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부천, 양주 등에 소재한 일부 단지들의 경우 1대 1을 밑도는 저조한 성적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분상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더라도, 입지 조건과 지역 수요, 생활 인프라 등 복합적인 요인이 청약 결과를 좌우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장은 "7월부터 입주자모집공고가 이뤄지는 단지부터는 'DSR 스트레스 3단계'가 적용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이 6월 내 분양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라며 "특히 분상제 적용 가능성이 있는 '잠실 르엘', '고양 장항 S1' 등 수도권 핵심 단지들의 공급이 예고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입지 여건, 분양가 수준, 생활 인프라 등에 따라 청약 참여는 선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단지별 청약 성적에는 온도차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정부는 지난 10일부터는 무순위청약 신청 자격이 무주택자로 제한되는 제도 개편을 시행했다. 이를 통해 과열 양상은 일정 부분 진정되고, 실수요자에게 기회가 돌아갈 여지가 커졌다고 직방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