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美 가전 철강 관세 부과에 급락…불확실성 ↑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 주가가 급락중이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가전 제품에 철강 관세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영향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일 오전 11시 15분 기준 전거래일보다 2.02% 내린 5만8300원에 거래중이다. LG전자는 같은 시각 3.46% 내린 7만2600원을 기록 중이다.
미국 상무부는 12일(현지시간) 연방 관보를 통해 오는 23일부터 해당 제품들에 철강함량 기준 50%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추가된 제품은 △냉장고-냉동고 △소형·대형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체스트 및 직립형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레인지·오븐 △음식물 분쇄기 △용접 철망 선반 등 8종이다.
관세는 해당 제품에 쓰인 철강 함량을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제품 전체 가격의 50%만큼 부과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전업체 입장에선 영향이 상당할 전망이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철강으로 만든 파생제품에도 관세를 붙였다.
철강의 함량과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 25% 관세를 책정하는 방식이다. 이후 지난 4일부터 철강과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를 50%로 올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들의 경우 미국에서 세탁기 등 일부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해 이번 관세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케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만들고 있다. LG전자도 현재 레이노사(TV) 몬테레이(냉장고) 라모스(전장) 등 세 곳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가전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관세 압박에 출고가 인상과 생산지 이전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함께 생산기지 이동을 검토 중이다. LG전자는 테네시 공장의 세탁기·건조기 물량을 늘리고 생산량을 유연하게 조절하는 '스윙 생산 체제'를 활용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는 향후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산 세탁기는 지난 2018년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당시에도 제품력과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로 점유율 확대에 성공한 바 있다"면서도 "최근 미국의 가전 업황이 크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소비심리도 부진항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당시보다 가격에 더 민감해 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라고 말했다.
류 연구원은 이어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재차 커지는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