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유도제, 복용 후 컨디션 망가졌다면 '성분' 살펴봐야
한미약품 '슬리펠정' 등 성분·효과 다른 제품 다양 작용 시간·잔여감 달라…용도·상황 등에 맞춰 선택해야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평소 잠에 쉽게 들지 못해 '수면유도제'를 복용했지만 다음 날 더 피곤했다면 성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주는 수면유도제는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기도 해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종류가 다양하고, 성분마다 작용시간과 잔여감이 달라 다음 날 컨디션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꼼꼼히 살펴보고 구입해야 한다.
수면유도제는 주로 '항히스타민제'가 사용되는데 이 약물의 부작용 중 하나인 '졸림 증상'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불면증을 완화한다. 주요 성분인 '디펜히드라민'과 '독시라민'은 모두 졸음을 유도하지만 작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먼저 디펜히드라민은 체내에서 빠르게 대사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효과가 나타나고 다음 날까지 잔여감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짧은 반감기로 인해 다음 날 업무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환자 부담이 적다.
이처럼 빠른 작용과 낮은 잔여감을 강점으로 내세운 제품에는 한미약품의 '슬리펠정'이 있다.
이 제품은 1정당 디펜히드라민 25㎎을 함유하고 있으며 복용자의 상태에 따라 1~2정까지 조절해 복용할 수 있다. 필름코팅정 제형으로 목 넘김이 부드럽고 10정 단위의 소포장으로 제공돼 불시에 잠들기 어려운 날 상비약처럼 갖춰둘 수 있다.
같은 성분의 의약품으로는 고려제약의 '단자민정'이 있다.
반면 독시라민은 체내 작용 시간이 긴 편으로, 더 강한 졸음 유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다음 날까지 몽롱함이나 두통, 무기력감 등이 지속될 수 있다. 관련 제품으로는 알리코제약의 '아론정' 등이 있다.
이처럼 항히스타민 성분은 신체적 중독의 우려는 낮지만 복용 후 졸음이 유발되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 전에는 복용을 피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입이나 코가 마를 수 있어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이 좋다.
부담이 덜한 대안으로는 생약 성분 기반의 수면 보조제도 있다. 길초근(쥐오줌풀)이나 홉 추출물 등에서 유래한 성분이 사용되며 6세 이상 소아도 복용할 수 있을 만큼 비교적 안전성이 높은 편이다. 또 장기 복용에 적합해 '수면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이들에게 적합하다. 관련 제품으로는 광동제약의 '레돌민'이 있다.
이 같은 생약 성분 제품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2~4주 이상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급성 불면보다는 수면 리듬이 불규칙하거나 밤새 자주 깨는 등 만성적인 수면 문제에 사용되기도 한다.
다만 수면유도제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보조 수단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오인하고 반복 복용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제품 선택과 복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면 문제의 원인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수면유도제는 일시적인 스트레스나 환경 변화로 인한 수면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유용한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장기간 지나치게 의존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수면 습관을 개선하고 근본 원인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보다 건강하고 안정적인 수면 유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