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수장들, '임기만료' 눈앞…새 정부서 연임할까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 회장들이 오는 6월3일 대통령 선거 이후 연임을 할 수 있을 지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통상 정권 교체 시마다 금융지주 수장의 교체가 이뤄진 점을 감안했을 때 인사 물갈이도 배제할 수 없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 역시 내년 11월께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선 이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올해 12월부터 회장 후보군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 3개월 전에 선정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 '은행지주, 은행 지배구조 선진화 성과와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 말 '은행지주·은행의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발표한 지 1년 반 만이다.
다만 전 정부에서 임기를 시작한 금융지주 회장들이 대선 이후 새 정부에서도 연임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당시엔 5대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교체된 바 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CEO 연임 허들을 높이겠다고 예고하면서 연임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취임 직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선임으로 시작으로 이듬해 1월 이석준 전 NH농협금융 회장이, 같은 해 3월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11월에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이 취임한 후 임기를 시작했다.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의 핵심에는 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에 대한 검증 절차를 강화가 있다. 은행과 금융지주가 CEO의 3연임을 추진할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의무적으로 거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밸류업 이행 등 성과를 올리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글로벌 경쟁력 확대를 위해 유럽 3개국을 방문해 자산운용 협력 및 그룹 밸류업 전략을 설명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을 가지며 IB(투자은행) 부문 강화와 WM(자산관리) 조직 간 시너지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아울러 글로벌 WM 전략, 조직 운영 방식, WM 비즈니스 확장 방향 등에 대해 폭넓게 교류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은행업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증권·보험업 확대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으로서는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회동했다. 양 회장은 당시 한국 금융과 서로 공조할 수 있는 방안 등을 주제로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금융지주 수장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철저한 내부통제 관리로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점이다. 지난 수년 간 내부통제 관리 허술로 은행에서 대규모 횡령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은행장과 지주 회장에 대한 강판 비판과 함께 '책임론'이 형성된 바 있다.
임기 내 내부통제 사고가 추가로 발생할 경우, 도의적 책임론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될 경우, 금융권 CEO 인사에도 간접적인 후폭풍을 미칠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 교체 시기엔 금융지주 수장들이 교체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라면서 "지주 회장들이 남은 임기 내 성과 개선은 물론 내부통제 관리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