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상장사, 10곳 중 7곳 시총 감소…40%는 반토막
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기술특례 상장사 10곳 중 7곳은 상장 이후 시가총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곳도 전체의 40%에 달했다.
2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05∼2024년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248곳 중 상장 폐지된 3곳을 제외한 245곳을 대상으로 시총과 실적 등을 조사한 결과, 지난 15일 기준 시총이 상장일 당시보다 감소한 기업은 172곳(70.2%)이다.
기술특례 상장 제도는 2005년 도입됐으며, 우수한 기술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상장할 수 있도록 상장 기준을 낮춰주는 제도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이 유망하다고 판단되면 재무제표상 적자라도 상장 기회를 제공한다.
기술특례 상장사의 시총 합산 규모는 15일 기준 76조6410억원 수준이다.
조사 대상 중 시총이 증가해 기업 가치 제고에 성공한 업체는 73곳(29.8%)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실적 부진으로 시총이 감소했다.
작년 영업손실을 기록한 기술특례 상장사는 208곳(84.9%)으로 집계됐다. 상장한 지 10년이 지난 기업 15곳 가운데 알테오젠, 이수앱지스, 코렌텍 등 3곳을 제외한 12곳(80.0%)이 지난해 영업 적자를 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 파두는 지난해 950억원의 영업 적자를 내며 가장 부진했고, 시총 규모도 상장 당시 1조3263억원에서 15일 기준 5669억원으로 57.3% 줄었다.
상장일 대비 시총이 반토막 난 기업은 94곳(38.4%)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의 시총 감소 기업 비율이 9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반도체(93.3%), 서비스(83.3%), 기타 바이오(83.3%), 소프트웨어(SW)·IT(76.2%), 정밀기기(75.0%), 운송장비·부품(75.0%) 등의 순이었다.
반면 제도 도입 초기 큰 수혜를 봤던 제약(70.2%)과 의료기기(68.2%)는 시총 감소 기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기업별로 보면 기술특례 상장 이후 시총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알테오젠이다. 2014년 12월 상장한 알테오젠의 시총은 상장일 당시 1200억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17조6485억원으로 17조5000억원 가량(1만4612%) 불었다.
이어 리가켐바이오(3608.3%), 파크시스템스(3050.4%), 펩트론(10969.9%), 레인보우로보틱스(1341.1%) 등도 큰 폭으로 늘었다.
시총이 가장 크게 줄어든 업체는 리보핵산(RNA) 치료제 개발사 올리패스로 시총은 상장 당시 3441억원에서 이달 15일 기준 90억원으로 3351억원(-97.4%) 급감했다.
셀레스트라(-94.6%)와 에스씨엠생명과학(-93.3%), 유틸렉스(-92.0%), 프리시젼바이오(-91.7%), 네오이뮨텍(-91.2%), 지놈앤컴퍼니(-91.1%) 등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기술특례로 상장했다가 현재 상장 폐지된 기업은 단백질 소재 바이오 신약 개발사 셀리버리,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사 유네코, 항공기 부품 제조사 어스앤에어로스페이스 등 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