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VS 현대건설...압구정 2구역 수주전 '과열' 우려

2025-05-23     김동현 기자
압구정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올해 서울시내 정비사업 '최대어'인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 수주전이 과열양상을 띠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이미 일대에 홍보관을 열고 준공 단지 투어 등 다양한 홍보 활동을 펼쳐 조합원 표심잡기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양사에 과한 홍보활동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며 달아오른 분위기를 가라 앉히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조합은 다음달 18일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 후 9월 중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은 지난 1982년 준공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 9·11·12차(1924가구)를 지하 5층~지상 65층, 총 2571가구로 새로 짓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2조4000억원 규모로 올해 서울시내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힌다.

아직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 구도가 기정 사실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사업은 양사가 일찌감치 수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데다 올해 초 펼쳐진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수주전에 이은 '리턴매치'여서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압구정 일대에서는 양사의 광고물이 가득한 것은 물론, 각 회사별로 치열한 홍보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에 'S.라운지'를 마련해 조합원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곳은 삼성물산이 압구정2구역에 제시하는 미래 비전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프레젠테이션까지 진행하는 공간이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이에 맞서는 현대건설도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통해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일찌감치 압구정 수주 전담팀인 '압구정재건축영업팀'을 꾸렸고, 지난 12일에는 자사가 건설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상징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압구정 현대', '압구정 현대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또 '디에이치 갤러리'를 기존 양재에서 신사역으로 옮겨 압구정 2구역 조합원들을 위한 홍보 공간으로 사용 중이다.

삼성물산의

이 외에도 양사는 조합원을 상대로 자사의 준공된 재건축 사업장을 보여주는 '버스투어'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이는 버스를 대절해 실제 준공된 사업장을 조합원들에게 직접 보여주면서 자사의 시공역량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서울시가 직접 나서서 개별 홍보행위에 대한 경고 메세지를 보내 분위기 진화에 나섰다.

서울시와 강남구는 양사의 홍보관 운영과 버스투어 등이 정비사업 선정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에 벗어난 '개별 홍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부 조합의 경우 시공사 홍보 지침 및 준수 서약서 항목에 '홍보요원 등 직원을 대동해 상설주택전시관·준공단지, 타단지 모델하우스 등 방문 금지'를 명시하고 있는데, 양사는 이 부분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시는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 15조에서는 '건설업자, 홍보 용역업체 임직원 등은 조합원 등을 상대로 개별 홍보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고, 10조에서는 '개별 홍보, 사은품 제공 등 행위가 1회 이상 적발된 경우 입찰 참가 무효'라는 제재 조항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압구정2구역은 역대 통틀어 최대 정비사업장으로 불릴 정도로 상징성과 규모를 모두 갖추고 있어 양 사의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현대건설의 경우 자신들의 텃밭인 압구정 사수와 한남4구역 수주전 패배를 갚아주겠다는 의지가 크고, 삼성물산의 경우에도 압구정이라는 상징적인 지역에 래미안이라는 깃발을 꼽겠다는 열망이 강해 수주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