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겹악재에 손해율 '빨간불'

2025-05-23     김성수 기자
지난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브레이크 없이 지속 상승하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가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손해율이 85%를 넘어서면서 보험료 인상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달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대형 5개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대비 4.9%포인트(p) 오른 85.1%로 집계됐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80%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보험사 별로는 DB손해보험이 87.9%로 가장 높았으며 현대해상(86.5%), KB손해보험(84.7%), 메리츠화재(83.2%), 삼성화재(8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 1~4월 누적 손해율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5대 대형 손보사의 1~4월 누적 손해율은 83.1%로 전년 대비 3.8%p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손해율 상승 원인으로 △4년 연속 지속된 보험료 인하 정책 △유가 하락에 따른 운행량 증가 △봄철 나들이객 증가 등으로 인한 사고 건수 증가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 등을 꼽고 있다.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3년 만에 적자로 전환하면서 보험료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금융당국이 손보사들에게 상생금융 참여를 요청하면서 보험료 인하 압박을 이기지 못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2022년부터 4년 연속으로 이뤄지고 있다. 과거 자동차보험료 인하 폭은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였다. 올해는 최대 1%에 달하는 보험료를 인하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하락 흐름을 보이는 점도 손해율을 악화하고 있다. 유가가 하락했을 때 자동차 운행량이 증가해서다.

국제유가는 예상치를 웃도는 미국 원유 재고로 인한 원유 수요 둔화에 대한 가능성 확산과 미국과 이란의 5차 핵 협상이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봄철 나들이객이 늘면서 도로 위 차량 운행이 증가한 점도 손해율 악화 요인이다. 통상 여름철에는 장마와 태풍, 피서철에 떠나는 여행객들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져 손해율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도 손해율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에 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의 일종이다.

지난 2020년 관련 법 개정으로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협의를 통해 공임비를 결정하기로 합의 한 이후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는 2.7% 인상을 단행했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합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전년 대비 2.7%p 상승한 86.5%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통상 자동차보험 사업 비율이 약 16%인 점을 감안하면 자동차보험의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추이를 감안하면 합산비율 2.7% 상승 시 합산 자동차보험 손익은 약 25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