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입점에 제도개선까지…'건기식' 소비 접점 확대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제약사들이 최근 다이소에 자사 건강기능식품을 입점하는 등 유통 다변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정부의 제도 개편까지 맞물리면서 소비자 접근성이 확대되고 있다.
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지난 3월 개정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맞춤형 건기식 제도를 본격 시행했다.
맞춤형 건기식이란 제조 또는 수입된 한 종류 이상을 개인의 필요 등에 따라 소분‧조합한 것을 말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 상태나 생활 습관에 대해 약사, 영양사 등 전문가의 상담을 거쳐 안전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건기식을 필요한 양만큼만 덜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제도가 삶의 질과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되면 건기식의 올바른 소비 환경을 조성하고 국내 건기식에 대한 신뢰성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구매 편의성과 경제성이 높아지더라도 과잉 섭취나 불필요한 섭취로 이어지지 않도록 영업자와 소비자 모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제약사들도 유통 전략을 재편하며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제약사의 건기식 제품이 생활용품점 다이소에 잇따라 입점하면서 소비자들이 건기식을 더욱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현재 다이소에 건기식을 입점 시킨 제약사는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디엑스앤브이엑스(DXVX) 등 3곳이다. 앞서 일양약품은 지난 2월 입점했으나 약국가의 반발로 출시 닷새 만에 철수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자사의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를 통해 다이소에 진출했다. 전국 200개 매장에서 판매 중인 닥터베어는 간 건강, 눈 건강, 혈압·혈당·혈행 관리, 체지방 관리 등 주요 건강 고민을 겨냥한 총 26종으로 구성됐다.
닥터베어는 출시 당시 약사회의 반발로 철수설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판매는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로서 닥터베어 제품의 판매 계획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약사회와의 지속적인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종근당건강도 유산균 제품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 지아잔틴' 등 건기식 2종을 다이소에서 판매 중이다. 또 자사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클리덤'의 주요 스킨케어 제품 9종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클리덤은 다이소 론칭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DXVX도 최근 다이소 판매 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5일 자사 웰빙라이프 뉴트리션 브랜드 '오브맘' 건기식 6종을 다이소 주요 매장 200여 곳에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스트레스 완화, 피부 면역, 눈 건강, 다이어트 등을 주제로 구성됐다.
제약사들이 다이소를 선택한 이유는 합리적인 가격과 전국 단위 유통망을 통한 접근성 때문이다. 이들 제품은 모두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에 따라 3000~5000원대 가격으로 형성돼 있다.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을 통해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가격 장벽을 낮춘 전략이 소비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는 제도 정비와 유통 확장이 맞물리며 소비자들의 건기식 소비 활성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이 다이소 등 비전통적인 유통 채널로 진입하면서 소비자 접점 확대와 시장 구조 변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접근성과 브랜드 노출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만큼 제약사들이 쉽게 다이소 유통에서 발을 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다이소에 입점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면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제약사들이 다이소와 같은 저가형 생활용품점을 택하는 것은 기존 유통 채널의 한계를 보완하고 다양한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며 "생활 밀착형 채널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