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K-바이오 '혁신과 협업' 한눈에…'바이오코리아 2025' 둘러보니

2025-05-08     김예령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국내 최대 바이오헬스 산업 전시회 '바이오코리아 2025'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C홀에서 개막했다. 이 행사는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기술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국제 거래와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자리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이번 박람회는 '혁신과 협업'을 주제로 열렸다. 총 61개국 753개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해 전시, 기술 교류, 파트너링 미팅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행사 마지막 날인 9일까지 약 3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스타트업과 바이오벤처 등 신생 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져 주목을 받았다. 그 사이 유한양행, 셀트리온, 에스티팜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완성도 높은 전시와 명확한 메시지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이 말하는 '혁신과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봤다.

기자가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셀트리온 부스였다. 'Daring To Go Beyond'(한계를 넘어선 대담한 여정)라는 슬로건 아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제품군과 차세대 신약 파이프라인을 명확히 분리해 부스를 구성했다.

왼편에는 셀트리온의 사업 설루션을 나타내는 바이오시밀러 기반 상용화 제품과 인프라가, 오른편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차세대 기술이 도식화돼 관람객들이 기업의 현재와 미래 전략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부스 한가운데에는 관람객 참여형 이벤트로 '블럭 키링 조립 체험존'이 마련됐다. 셀트리온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 차원에서 안내 브로셔는 종이 대신 QR코드로 제공하고 완성한 피규어 키링은 방문객에게 기념품으로 제공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기존에 잘해온 바이오시밀러와 앞으로 박차를 가할 신약 파이프라인을 구분해 보여주고자 했다"며 "올해 처음 참가한 바이오코리아에서 관람객들이 궁금해 할 12개의 제품과 향후 20~30년 파이프라인 계획을 중심으로, 셀트리온의 현재와 미래를 입체적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부스 바로 옆에 위치한 유한양행 부스는 폐암 신약 '렉라자'의 대형 크기 모형을 전면에 내세웠다. 국산 항암 신약으로는 드물게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허가를 받은 렉라자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의 병용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한 만큼 관람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한양행 부스에서는 정면에 렉라자의 성과와 함께 회사의 기업 철학과 연혁이 연대기 형태로 정리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는데, 특히 ESG 비전을 강조하고 있었다.

부스 오른편에는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을 분야별로 정리한 패널이 설치돼 있었다. 항암제를 비롯해 심혈관·대사질환, 면역질환까지 확장된 신약 후보군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고, 글로벌 기술이전 현황도 함께 소개돼 기업의 연구 역량을 강조했다. 전통 제약사에서 기술 기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유한양행의 의지가 부스 전반에 녹아 있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연구 방향과 주요 물질의 작용기전(MOA)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작년 국내 최초로 항암제 허가를 받은 렉라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 임상 결과나 적응증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는 관람객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학생 관람객들은 본인의 전공이나 연구 분야가 회사의 파이프라인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커리어 개발 방향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직접 연구 중인 타깃과 회사가 진행하는 연구 간 접점을 찾는 데 도움을 드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사진=김예령

스폰서십 참가 기업인 에스티팜의 부스도 눈에 띄었다. 올해로 두 번째 참가하는 에스티팜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과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기반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강조했다. 차별화된 플랫폼과 기술력을 강조하며 핵산 치료제 분야에서의 기업 위상을 각인시키는 것이 이번 전시의 주요 목표인 듯했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인만큼 제품 대신 자체 기술과 생산 서비스에 집중한 전시 구성이었다. 부스 내부의 LED 스크린에는 자사 핵산 기반 치료 플랫폼을 시각화한 영상이 상영됐으며, 글로벌 고객사와의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미팅룸을 함께 배치했다. 또 방문 기념을 남길 수 있도록 포토 부스가 마련돼 젊은 층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처럼 차별화된 영역을 개발 역량과 함께 수행하는 CDMO 기업이라는 점을 더 많은 고객사에 각인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CDMO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람객들이 CMO(위탁생산)와 CDMO의 차이뿐만 아니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등 신약 플랫폼에 대해 활발히 질문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전반적으로 관람객의 반응을 보면 작년보다 업계에 대한 관심도가 확실히 높아진 것 같다"고 현장 소감을 전했다.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는 진로 탐색 중인 학생 관람객들의 발걸음도 유난히 많았다.

두 번째로 박람회를 찾은 대학생 A씨는 "평소 동물실험이나 약물 효능에 관심이 있었는데 스타트업 부스에서 들은 설명이 유익했다"며 "국내 주요 기업들의 부스도 실제로 보고 나니 더 가고 싶은 기업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박람회를 통해 전공 외에도 관심을 넓힐 수 있어 진로 고민에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