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변수 속…4월 한국 대미 수출 6.8% 감소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미국의 일방적 관세 조치로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대미 수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이 작년보다 감소하고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축소되는 등 부정적 지표들이 나오면서 관세로 인한 한국 경제의 부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의 대미 수출은 106억3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6.8%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올해 1월 93억달러, 2월 99억 달러, 3월 111억 달러로 각각 -9.4%, 1.0%, 2.3% 등의 증감률을 기록했다. 2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지난달 -6.8%로 상승세가 꺾인 것이다.
박정성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미 수출은 아무래도 미국의 고관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관세 영향이 기계적, 산술적으로 같은 수출 감소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고 품목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수입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품목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오는 3일에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25%의 품목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한국에는 25%의 상호관세도 부과할 방침이다. 상호관세 발효는 오는 7월 8일로 유예됐지만 한국은 현재 다른 국가들처럼 10%의 보편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이런 관세 영향 등으로 4월 대미 수출은 이차전지 등 일부 품목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일반기계, 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수출이 감소했다.
최대 수출품 자동차의 4월 대미 수출은 25억1000만달러로, 작년보다 16.6%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작년보다 11.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4월 들어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이다.
산업부는 이같은 수출 감소에 '관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인한 고가의 전기차 판매 감소 등이 함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은 2% 증가했다. 이는 오는 3일 25%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내 재고 축적 수요가 움직인 영향으로 분석했다.
대미 수출 감소에도 한국의 4월 전체 수출은 582억1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중국(3.9%↑), 아세안(4.5%↑), 유럽연합(EU·18.4%↑)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대미 수출 감소에 따라 단기적으로 한국의 대미 흑자 규모가 축소되는 상황은 당장 관세 협의를 진행하는 국면에서 한국에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해외로 빠져나간 제조업 기반을 다시 미국으로 돌려놓고, 무역적자를 흑자로 돌리기 위한 수단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여기에 에너지 수입 증가 등 노력으로 지난달 대미 수입은 2.2% 증가한 61억4000만 달러를 기록해 대미 무역흑자는 44억8000만 달러로, 작년 동월(53억9000만 달러) 및 전월(57억5000만 달러) 대비 모두 축소됐다.
박 실장은 "올해 전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얼마나 조정될지 예측하기 힘들지만, 조금씩 줄었다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다"며 "미국 측에는 한국의 현지 투자 성공으로 미국의 수입이 줄어드는 효과를 감안해줄 것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