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희비 엇갈린 철강 '빅2'…포스코 '순항', 현대제철 '난항'

2025-04-30     김동현 기자

컨슈머타임스=김동현 기자 | 국내 철강업계 1·2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포스코는 철강사업 부문의 판매량 증가 등으로 35% 이상 오른 실적을 거둔 반면, 현대제철은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4370억원, 영업이익 5680억원, 순이익 3440억원을 달성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4%, 영업이익은 1.7% 감소했으나, 최근 침체된 철강업황을 고려하면 견조한 수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철강사업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34.7% 늘어난 4500억원을 기록해 업황 부진의 여파에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공장 수리 증가로 생산 및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판매가격 상승과 원가절감으로 수익성은 더 개선된 것이다.

반면, 현대제철은 적자의 늪에서 허덕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5635억원, 영업손실 190억원, 당기순손실 54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경기 위축 등 수요산업 부진으로 인한 여파와 중국산 저가제품으로 인한 판매량 부진 등의 영향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제철은 작년 4분기에도 458억원의 적자를 내 2분기 연속 적자 상황에 놓이게 됐다. 다만, 지난 분기에는 손실이 선반영된 여파가 있어 영업활동으로 인한 손실규모는 큰 차이가 없다고 현대제철 측은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부터 장기간 이어져 온 노사갈등과 인천공장 가동 중단 등 업황침체 외에도 내부적인 어려움까지 겹치며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최근에는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현대제철

그럼에도 업계에선 2분기부터 양사를 비롯한 철강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국내 시장을 위협하던 중국산 철강 제품의 규모가 조절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이 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부가 중국산 후판·열연강판 등에 대한 반덤핑 제재를 강화하고자 움직임에 나선 것 또한 국내 철강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요소다.

다만, 미국발 철강제품 관세부과는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다. 이에 현대제철과 포스코 등 철강 대기업들은 미국 현지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데 뜻을 모으고 움직임에 나선 상태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을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이 제철소는 연산 270만t 규모로 직접환원철(DRI) 생산 설비를 비롯해 전기로, 연주, 압연 설비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현지에 공장을 가동 중인 그룹 계열사인 현대차·기아에 필요한 자동차 강판 등 철강 제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포착하겠다는 포석이다.

여기에 업계 1위 포스코가 투자를 선언하면서 양 사의 시너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현대제철이 외부 자금 조달 의사를 밝혔고, 이에 포스코가 화답하면서 양사가 미국 현지에서 어떤 협력 체계를 구축할지도 업계의 시선이 모이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미국 루이지애나 공장 투자를 통해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 공장과의 협력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양 사가 현지에서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장기적인 미래먹거리 확보라는 성과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 반덤핑 관세 부과에 따라 중국산 등  저가 물량 수입 감소가 기대되고, 봉형강 제품의 감산 및 성수기 진입으로 판매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통해 2분기부터 완만한 실적 회복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라는 국내 1, 2위 기업의 협력체계 구축으로 향후 미국 시장에서의 확장도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당장 현지에서 성과가 기대되지 않는 상황이지만, 고수익 고부가가치 사업 발굴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