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움직이는 VIP 라운지…캐딜락 '더 뉴 에스컬레이드' 타보니

2025-04-26     강나연 기자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저 차엔 어떤 사람이 타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일으키는 차가 있다.

캐딜락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에스컬레이드'가 바로 그런 차다. 1시간 남짓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창문을 내리고 에스컬레이드를 바라보는 운전자들의 시선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기자는 지난 23일 서울 광진구에서 출발해 강원 춘천까지 약 63㎞를 이동하며 '더 뉴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했다.

각국 주요 인사들의 의전차로도 잘 알려져 '움직이는 VIP 라운지'라고 불리는 에스컬레이드는 5년 만의 부분변경을 통해 탑승자를 위한 배려를 한층 강화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승차감부터 주행 감각, 하차 순간까지 VIP처럼 대우하는 데 집중한 모습이었다.

더 뉴 에스컬레이드의 외관은 단순히 크기를 넘어서는 '압도감'이 느껴졌다. 전장 5790㎜, 전폭 2060㎜의 풀사이즈 차체를 가지고 있다. 차체가 상당히 높아 약 160㎝ 여성 기준 사이드 미러가 얼굴 부근에 위치할 정도였다. 

시승차에는 크리스탈 화이트 트키로트 색상이 적용돼 은은한 광택감을 느낄 수 있었다. 전면에는 다란 그릴과 함께 조명이 적용된 캐딜락 고로가 시선을 끌었다. 수직형 LED 헤드램프와 후면에 적용된 약 1m 길이의 블레이드형 테일램프도 견고한 이미지를 더했다.

1열은 운전자 중심의 편의 공간이 갖춰져 있었다.

차량 탑승 시에는 '파워 오픈·클로즈 도어 시스템'이 적용돼 손잡이 안쪽 스위치를 누르면 자동으로 문이 열렸다. 동시에 전동 사이드 스텝이 펼쳐져 승하차를 도왔다.

센서가 주변 물체를 감지해 문이 열리는 도중 장애물이 있으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추는 기능도 있었다.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를 밟자 자동으로 문이 닫혔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55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였다. 계기판과 동승석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돼 운정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차량 내 내비게이션은 탑재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도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큰 불편함은 없었다.

사이드 미러는 거울 대신 디지털 카메라 방식으로 적용돼 있었다. 기자의 경우 사이드 미러가 다소 가깝게 위치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공조, 시트, 도어 설정 등은 센터 터치 패널을 이용해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었고, 센터 콘솔에는 냉장 기능이 적용돼 있어 음료나 간식을 보관하기에 적합했다. 

2열에는 탑승자를 배려하는 편의 기능이 돋보였다.

양쪽 팔걸이 아래에는 접이식 테이블이 설치돼 있어 스마트폰 사용에도 편안했다. 간단한 식사 시에도 용이해 보였다.

시트는 적당한 밀도의 쿠션감으로 편안했다. 마사지, 통풍, 열풍 기능이 탑재돼 있었고 14방향 전동 조절도 가능했다. 마사지 기능은 압력이 세지는 않았지만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기분은 들었다.

해당 기능은 2열 중앙에 있는 커맨드 센터로 조절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조명 색상, 온도 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편리했다.

12.6의 독립 디스플레이도 설치돼 있어 다양한 편의기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속도와 트림 정보, 연료 주행 거리 등 차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고 블루투스 헤드셋 사용도 가능했다.

인상적인 점은 주행 중 대화를 돕는 '보이스 인핸스먼트 시스템'이었다. 대화 모드를 설정하면 스피커를 통해 탑승자 간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어 2열, 3열에서도 운전자와 대화가 가능했다.

차량은 전반적으로 풍절음이 잘 차단돼 고요했다. 2열은 1열 보다는 승차감이 떨어지지만, 큰 차체에 비하면 승차감이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총 40개로 확대된 스피커도 음악을 즐겨듣는 탑승객이라면 만족할 만한 풍성한 사운드를 연출했다.

적재 공간도 여유로웠다. 2열과 3열을 폴딩할 경우 최대 4027L를 확보할 수 있어 캠핑이나 여행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활용할 수 있었다.

주행 성능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6.2L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kg·m의 성능을 낸다. 공차중량이 약 3톤(t)에 달하지만 가속 반응이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브레이크는 민감하지 않아서 제동 시에는 브레이크를 깊게 밟아야 했다. 오히려 큰 차량을 부드럽게 다룰 수 있어 기자에게는 이 점이 편리하게 느껴졌다.

전반전으로 더 뉴 에스컬레이드는 탑승자를 배려한 구성과 디테일이 인상적인 차량이었다.

단순한 이동 차량을 넘어 탑승자의 경험과 감각을 고려한 차량을 원한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