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은단 '멀티비타민', 성분 오차로 회수…소비자 불신 증폭
소비자들 "동일 제품임에도 '180㎍ 함유' 표기 제품 리콜 대상서 제외" 함량 변경 고지 無, 회수·환불 대응도 '부실'…"뭘 믿고 제품 사겠나"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고려은단의 대표 제품인 '멀티 비타민 올인원'에 함유된 요오드 성분의 함량이 표기된 수치와 달랐던 사실이 적발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해당 제품의 판매 중단 및 제품 회수 조치를 내렸다.
이런 가운데 고려은단에 대한 소비자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동일 제품임에도 더 높은 요오드 함량으로 표기된 일부 제품이 리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불명확한 리콜 기준'을 지적했다.
또한 함량 변경 시점에 대한 회사의 고지가 없었고, 회수 및 환불 대응이 부실하다며 "고려은단 제품을 뭘 믿고 사겠냐"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25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고려은단의 '멀티 비타민 올인원'은 요오드 함량이 '60㎍'으로 표시돼 있었으나 전수조사 결과 '129.7㎍'(1일 섭취 권장량의 86%)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표시된 수치의 두 배를 넘는 수준으로, 표시 기준을 위반한 것이다. 이에 식약처가 해당 제품에 대한 판매 중단 및 긴급 회수 조치를 내렸다.
회수 대상은 소비기한이 2027년 2월 10일로 표기된 1560㎎ 60정 제품으로 바코드 번호는 '8809497531729', 제조 번호는 '1460'이다. 바코드 번호는 제품 자체에 고유하게 부여되므로 환불 시 바코드 끝 4자리 제조 번호를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을 보관 중인 소비자들에게 고객센터나 회수 영업자, 구매처를 통해 반품해 달라"고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은 고려은단 홈페이지와 네이버 카페, SNS 등을 중심으로 고려은단을 비판하는 등 환불 요구 게시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소비자의 분노를 키우고 있는 건 '성분 함량의 변경'에 대한 의혹이다.
문제의 제품은 요오드 함량이 60㎍로 표기돼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같은 제품에서 180㎍으로 표기돼 있다고 지적하며 혼란을 토로했다. 게다가 동일 시리즈 제품인 '멀티 비타민 올인원 이지' 역시 타 온라인 몰에선 180㎍ 함량으로 판매 중이지만, 리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요오드 함량이 60㎍보다 높은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음에도 회수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불명확한 리콜 기준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함량 변경 시점과 그에 대한 고려은단 측의 고지가 없었다는 점도 논란이다.
한 소비자는 고려은단 헬스케어 공식몰에 "함량을 조용히 바꾸려 했다는 것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했다.
회수 및 환불 대응 역시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쿠팡 등 타사 유통 경로를 통해 구매했지만, 유통사 측으로부터 환불을 거부당하거나 자사 고객센터 연결조차 어렵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할 기업이 제품 신뢰성 훼손과 불명확한 대응 체계를 일삼고 있다"라며 "건강을 위해서 신뢰성이 높다고 알려진 고려은단 제품을 구매했는데 이제는 뭘 믿고 이 회사 제품을 사겠느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에 고려은단 헬스케어 측은 해당 제품이 온라인을 통해 총 2553개 판매된 사실을 확인하고 즉시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또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개별 안내 문자를 발송함과 동시에 순차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회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은단 헬스케어 관계자는 "표시 기준과 실제 함량에 대해 면밀히 확인하지 못한 책임이 있기에 이번 사안을 깊이 인식, 향후 제품 품질 관리 시스템을 전면 점검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