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격돌'…'리딩금융' 주인은 누구?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올해도 리딩금융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1분기 실적에서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앞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비은행사업 강화 의지를 고려하면 신한금융의 1위 탈환도 기대해볼 만 하다.
23일 금융권은 올해 1분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1조5000억원대와 1조4000억원대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을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정치로 보면 양 사의 순이익은 약 1000억원가량 차이가 나는데, 지난해에 이어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 타이틀을 거머쥐게 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오는 24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KB금융이 올해에도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신한금융이 순위 탈환에 성공할 지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KB금융은 지난해 '5조 클럽' 진입에 성공하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에도 KB금융이 올 연말까지 5조원 중반대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를 수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뒤이어 신한금융이 연 순이익을 최대 5조원 초반대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일회성 비용 등에 따른 변수로 양 사의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이슈에 따라 글로벌 경제 변동성이 커진 만큼 해외사업 실적이 리딩금융을 판가름 할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베트남과 일본 등 아시아권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순이익 1조원을 앞두고 있다. KB금융도 인도네시아 법인을 통해 해외사업 부문에서 흑자 전환을 노리고 있으나, 신한금융의 해외 수익 확장 기세가 남다르다.
실제 신한금융 해외법인 손익은 2021년 3845억원에서 지난해 733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10개 해외법인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의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비은행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 신한금융은 올해 카드, 보험, 증권, 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인 은행보다 비은행사업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신한은행이 지난해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4대 은행 중 1위를 수성했음에도, 비(非) 은행사업 경쟁에서 밀려 리딩금융을 탈환하지 못 하고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이에 진 회장은 올해부터 비은행사업 경쟁력 강화에 굳은 의지를 내비치며 현장 경영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최근 인천에서 열린 '신한라이프 2025 영업대상'에 깜짝 방문해 보험설계사들을 격려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분발을 당부했다.
신한금융 주주 역시 비은행사업 강화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실제 신한 금융지주 주주들 사이에선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이 리딩금융을 판가름 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신한은행이 올해 3조8500억원대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전체 당기순이익 실적에서 타 금융지주사를 쉽게 제칠 것으로 보이지만 신한금융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은행 계열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리딩금융을 예단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