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美 조선업 재건'에 적극 동참…한미 조선 협력 '첨병'
트럼프, 조선업 협력 상대로 韓 지목…美 싱크탱크도 HD현대重에 힘 실어줘 韓대행, 울산 HD현대重 방문…美 관세 '협상카드'로 조선업 활용 의지 표명 HD현대, 美 조선소와 기술협력 등 지원에 앞장…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적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조선업 재건 의지를 강력히 밝히면서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 싱크탱크의 기관지에 미국 조선산업과 해군 재건을 위해서는 동맹인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기고문이 실려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해당 기관지는 한국 대표 조선업체이자 특수선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가장 적합한 파트너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최근 HD현대중공업을 찾아 한미 간 조선업 협력 강화에 대해 언급하는 등 정부 차원에서도 HD현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조선기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 韓대행, HD현대重 방문…정부, 美 관세 '협상카드'로 조선업 활용
한덕수 권한대행은 지난 16일 오후 울산 동구 소재 HD현대중공업을 방문해 선박 건조 현장을 둘러보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한 권한대행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한미간 조선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고, 최근 미국 정부가 조선업 재건 의지를 강력히 밝히고 있다"라며 "한미 간 조선업 협력 강화는 우리 조선업의 재도약을 이끌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가 한국 등 동맹국과 우선적으로 협상한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우리가 부담할 관세 등을 최소화하고 양국 간 상호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협상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미국 내 건함 능력 저하를 지적하면서 조선업 재건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을 조선업 협력 상대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정부도 미국발 관세폭탄 대응을 위한 패키지 딜의 큰 축을 조선업으로 삼고,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HD현대, 현지 조선소·기자재 업체 등과 협력…함선 공동 개발도 추진
이와 관련해 HD현대는 최근 미국의 조선소 및 기자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을 위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함정 분야와 관련해 HD현대는 이달 7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군함 건조회사 '헌팅턴 잉걸스'와 △생산성 향상 △첨단기술협력 △인력교육 등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함정 분야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는 현존 최고사양의 이지스함 건조역량 갖춘 한미 대표 조선소 간 최초 협력 사례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상선 분야와 관련해서는 오는 6월 중으로 미 상선·경비함 건조업체 'EGS'와 MR급(중형급) 탱커의 설계·건조를 지원하는 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며, 기자재와 관련해서는 미 해군 핵심 기자재공급사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 양사의 공급망 공유를 통한 비용 축소와 납기 단축 등을 골자로 하는 MOU를 맺기도 했다.
이 외에도 HD현대는 록히드 마틴, GE, L3 해리스 등 핵심 방산업체와 제3국 공동 수출 협력 논의를 병행하고 있다.
HD현대는 미 ABS선급과 미 해군용 경량 군수지원함에 대한 설계 인증을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향후 미 함정의 공동 개발·생산을 위한 함정 설계 사전 인증도 추진하고 있다.
◆ 美와 협력해 차세대 기술·인력 양성…조선소 투자로 시장 진출 시도도
HD현대는 차세대 기술·인력분야에서도 미국 조선업계와 협력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선박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미 '팔란티어'·'안두릴'과 정찰용 무인함정 및 소형함정의 공동개발을 추진하는가 하면, 미 해군연구소와 3D프린팅을 활용한 함정 스마트 생산기술 공동 개발과 美 테라파워와 소형원전(SMR) 추진 컨테이너선 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는 7월부터 HD현대-미시간대-MIT-서울대 간 교환학생 및 조선소 현장 인턴십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미 해군사관학교와 교수진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항도 논의하는 등 미국 교육기관과의 산학 협력 통해 조선산업 핵심인재 양성도 도모하고 있다.
여기에 미 해군의 함정 유지·보수·운영(MRO)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이 사업은 노후화된 미 해군의 준비태세(가동율) 유지를 지원하는 핵심 분야로, 현재 양국 간 우선 협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7월 국내 최초로 미 해군의 MRO 사업자격을 획득했다. HD현대는 내년에 미 해군 지원함 MRO 시범사업 2척을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현재 총 2건의 입찰에 참여했다. 또 2030년 이후 최대 연간 5척까지 수주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아울러 HD현대는 미 해군 함정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현지 조선소에 대한 투자 기회를 탐색 중이다. 회사는 美 파트너사 '세르베루스 캐피탈'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조선소 인수·운영 전반에 협력할 예정이다. 또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현지 조선소에 투자한 이후 미국 내에서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법적 제약 완화 및 규정 개선을 요청 중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는 미국의 조선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력과 건조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한미가 조선업을 바탕으로 다방면에서 협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