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대' 눈앞…끝 모르고 추락하는 예금금리

2025-04-16     김하은 기자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바야흐로 '예금금리 1%대 시대'가 도래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한 데 따른 결과다.

턱없이 낮은 금리 탓에 예금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가운데 투자금이 부동자금으로 묶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자료에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75%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취급 평균 금리 2.78~3.00%보다 0.3~0.6%포인트 가량 떨어진 수치다. 

실제 은행들은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줄줄이 인하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18종의 기본금리를 0.10~0.25%포인트 인하한다.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금리는 연 2.40%에서 2.15%로 0.25%포인트, '우리 SUPER 정기예금' 금리도 2.60%에서 2.35%로 0.25%포인트 낮춘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기본금리도 12개월 만기 기준 2.15%로 내려갔다. 6개월 만기 상품은 2.05%로 머지않아 1%대로 주저 앉게될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달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이미 1%대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1개월 기준 1.80%로 집계됐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예금상품 금리 인하에 동참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8일 코드K정기예금', '코드K자유적금', '플러스박스', '주거래우대 자유적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토스뱅크도 이날부터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다.

한 달짜리 초단기 예금 상품의 경우엔 이미 1%대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과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금리는 1개월 기준 1.80%다.

이처럼 은행 예금금리가 하락한 배경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간 탓이다.

한은은 지난 2월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이 올해 안에 많게는 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동안 예금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예금금리의 가파른 하락 기조로 은행 예금 잔액도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한은의 3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1041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지는 수시입출식 통장 잔액은 941조7000억원으로 31조4000억원 급증했다. 예금금리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자금을 묶어두기 보다 투자처를 찾아 대기하고 있는 자금이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반대로 대출금리는 4%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지난 2월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4.30~4.63%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38%포인트로 전월 1.376%포인트 대비 소폭 확대되며 이자이익이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대마진 증가는 결국 은행의 이자이익 확대를 야기하지만 예대금리차 축소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발 가계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은행들이 대출금리 하향 조정에 부담을 느껴서다. 

앞서 금융위 등은 4월 이후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재지정 여파'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의 분수령으로 보고 은행권에 월별·지역별 세분화된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전반적인 시장금리 하락을 초래했다"며 "통상 금리인하기엔 예금 인기가 덜 한 반면, 회사채 ETF, MMF, ELB 등 투자상품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