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웃고 LG생건 주춤…뷰티 1분기 실적 '엇갈린 전망'
컨슈머타임스=김유영 기자 | 국내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 회복에 성공한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면세 채널 부진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LG생활건강은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16일 뷰티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1조457억 원, 영업이익은 31.2% 늘어난 953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매출액 1조601억 원, 영업이익 991억 원을 예상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시장에서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브랜드의 성장이 지속되며 수익성도 함께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설화수' 역시 브랜드 리포지셔닝 이후 글로벌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도 완전한 회복세는 아니지만, 구조조정 이후 손익분기점에 근접하며 연내 흑자 전환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면세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며 중국에서도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같은 기간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면세 채널 매출 감소와 함께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도 둔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의 소폭 성장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유진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을 1조74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 영업이익은 1278억 원으로 15.4%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매출액 1조6994억 원, 영업이익 1247억 원으로 보다 보수적인 추정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전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중국 현지 매출은 온라인 유통 전환과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회복이 더디다"고 지적했다.
특히 면세 매출은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보다 미진했던 데다, 중국 소비자들의 면세 수요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LG생활건강은 퍼스널케어와 생활용품 부문에서는 북미와 동남아 지역 중심으로 실적 방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브랜드 재정비와 유통 채널 구조 개선을 병행하며 글로벌 시장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해외 실적이 안정적으로 회복되며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지만, LG생활건강은 구조적 전환 속도에 비해 매출 기반 회복이 더딘 상황"이라고 전했다.
양사의 1분기 실적은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실적은 각 사의 하반기 전략 수립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