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해외 포트폴리오 확대 '박차'…불황 극복 '안간힘'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국내 중심이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하락세로 전환하며 업황 부진이 이어지자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지난 3일 중국에 멀티플랫폼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블레이드&소울2(이하 블소2)'를 출시했다.
엔씨와 텐센트는 정식 서비스에 앞서 여러 차례 사전 테스트를 진행해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중국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다수 적용했다는 게 엔씨 측의 설명이다.
또한 엔씨는 다음 달 20일 MMORPG '리니지 2M'을 동남아시아 6개국에 출시한다. 현지 서비스는 엔씨와 파트너사인 VNG게임스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NCV 게임스'가 맡는다.
출시 국가는 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6개국이다. NCV 게임스는 동남아 시장을 위한 현지화에 집중하고, 해당 지역의 모든 이용자가 하나의 서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29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글로벌 정식 출시한다. 기존 한국·대만·일본에서 전 세계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한국·대만·일본에서의 성공적인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오딘의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라며 "전 세계 이용자들이 원활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위메이드와 데브시스터즈는 일본 시장을 공략한다.
위메이드재팬은 지난 3일 일본에서 '판타스틱 베이스볼: 일미 프로'의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이 게임은 일본 시장 최초로 NPB(일반 사단 법인 일본 야구 기구)와 MLB(미국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의 공식 라이선스를 모두 사용한 모바일 야구 게임이다.
같은 날 데브시스터즈의 개발 스튜디오 오븐게임즈가 개발한 협동 액션 게임 '쿠키런: 모험의 탑'이 일본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부진했던 엔씨와 카카오게임즈 등이 글로벌 공략을 통해 반등할지 주목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5781억 원, 영업손실 1092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는 일회성 인건비 발생과 신작 출시 마케팅비 증가 영향도 있으나, '리니지' 모바일게임 시리즈 매출이 감소하고 신작들이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이 컸다.
카카오게임즈는 2024년 매출 7388억 원, 영업이익 6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약 14%, 92%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게임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쓰거나 준수한 성과를 거뒀지만,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이라며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해외로 진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불황이 이어지자 국내 게임사들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엔씨는 지난해 12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자회사 설립과 본사 인력 재편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엑스엘게임즈와 메타보라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으며, 세나테크놀로지 지분 매각과 카카오VX 일부 사업 정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초 핵심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 산하 메타버스월드를 청산하고 전 직원 70여 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정리하며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컴투스도 두 자릿수 권고사직을 추가로 진행했다.
이 밖에 라인게임즈·데브시스터즈·쿡앱스 등도 구조조정, 게임 서비스 종료 등으로 인력 감축이 이어졌다.
모바일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는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이 2022년 하반기에 35억 달러(약 5조980억 원)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24년 하반기 28억 달러(약 4조780억 원)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게임업계가 하락세로 전환하며 업황 부진에 접어든 것이다. 한국 게임 시장이 모바일게임 시장 비중이 컸던 만큼 국내 시장과 모바일게임에 집중했던 게임사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게임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몇몇 국내 게임사들이 고전하고 있다"라며 "해외 진출이 실적 상승으로 무조건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롭고 좋은 기회인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톱 10에 해외 게임사 4곳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톱 5에는 3곳의 해외 게임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