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거짓말 논란 MBK·홈플러스, 이번엔 책임 전가?…농축산단체와 '네 탓' 공방전

2025-04-09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국회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에게 사재 출연을 포함한 피해 구제안을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기한을 하루 앞두고도 구체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사회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부 약속으로 국민을 기만하는 행태가 지속된다면, 청문회를 통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선 MBK와 김 회장이 2조원 규모의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여전히 홈플러스 경영과 선을 긋고 침묵을 유지 중이다.

홈플러스는 거래처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과정에서도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으로 반발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는 서울우유, 농협경제지주 등을 지목하며 "이해단체들이 자기 몫만 챙기고 있어 피해 복구가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농축산단체들은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0일부터 홈플러스에 대한 납품을 중단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 체불한 납품 대금 지급 방식과 기한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경제지주도 채권한도를 대폭 줄이며 납품을 보류했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오히려 농축산단체들의 태도를 문제 삼자, 한국농축산연합회는 즉각 반발했다. 연합회는 "홈플러스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끊어 놓고, 피해 책임을 농가에 돌리고 있다"며 "여론의 화살을 피하려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MBK 회장의 사재 출연 이행도 없는 상황에서 납품 조합들은 불안을 안고 물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홈플러스는 농업인 앞에 사과하고 구체적인 정상화 계획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사태 관련 여론이 악화하자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카드를 급하게 꺼냈지만, 지급 시기와 규모 등을 아직까지 밝히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MBK가 기업 인수·합병의 명분으로 내세운 '거버넌스 개선'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언론에 약간의 잡음을 일으켰다(The Homeplus rehabilitation generated some noise in the press)"며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정치권과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국민정서와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전형적인 '검은 머리 외국인'이라는 질타도 거세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