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車보험 손해율 악화에도 할인 혜택 강화

2025-04-09     김성수 기자
손보사들이

컨슈머타임스=김성수 기자 | 국내 손해보험사(이하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안전운전 특약을 통한 착한 소비자 유치에 나섰다.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하면서 자동차보험 보험 손익이 4년 만에 적자를 기록하면서 사고 위험이 적은 소비자를 새로운 고객으로 유인해 매출과 손해율을 동시에 잡겠다는 목적이다.

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작년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 내린 20조66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 부문 보험 손익 합산비율은 손익분기점인 100%를 초과한 97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받은 보험료 대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적정 손해율을 80%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작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적자를 기록한 이유는 우선 2022년부터 4년 연속으로 이뤄지고 있는 보험료 인하에 있다. 과거 자동차 보험료 인하 폭은 △2022년 1.2~1.4% △2023년 2.0~2.5% △2024년 2.1~3.0%였다. 올해는 최대 1%에 달하는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면서 보험료 수입이 감소한 가운데 자동차 부품비 증가로 인한 비용 문제도 손해율을 악화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2006~2023년 연평균 물가상승률은 2.3%를 기록했지만, 대물배상 및 자기차량손해 사고 당 손해액은 각각 연평균 5.4%, 4.7% 상승하면서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 정비수가 인상도 손해율 악화를 가속하고 있다. 자동차 정비수가는 보험에 가입한 차량에 대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의 일종으로 정비수가가 높을수록 보험사가 지급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난다.

지난 2020년 관련 법 개정으로 보험업계와 정비업계의 협의를 통해 공임비를 결정하기로 합의 한 이후 매년 상승하고 있으며 올해는 2.7% 인상을 단행했다. 통상 정비수가가 3% 인상되면 손해율은 약 1% 상승한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 악화하면서 손보사들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손실 우려가 적은 안전운전을 하는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안전운전 할인 특약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Eco 모빌리티 이용 할인특약'을 제공하고 있다. 이 특약은 2개월 기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 일수가 25일 이상인 피보험자를 대상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한화손해보험은 업계 최초로 연간 주행거리가 감소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개인용 마일리지 감축 할인 특약'을 선보였다. 이 특약은 생활환경 변화 등으로 주행거리가 감소하는 피보험자에게 합리적인 보험료를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흥국화재는 피보험자 본인·부부 한정 특약에 가입한 피보험자에게 안전운전 점수에 따른 보험료 할인을 최대 17%로 확대했다. 회사는 안전운전 점수 70~80점 구간을 신설해 보험료 할인 구간 확대에도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 악화해 적자를 기록하면서 손실 위험이 적은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보험료 할인 혜택이 출시되고 있다"라며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 만큼 소비자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보험사는 상품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선순환이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