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2주년' SK…최태원 회장 등 경영진 창립기념 추모행사

故 최종건 창업회장·최종현 선대회장 '메모리얼 데이' 실시 창업 정신 기리며 관세·인플레·AI '삼각파도' 극복 의지 다져

2025-04-08     이승구 기자
1969년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최태원 회장 등 SK그룹 오너일가와 경영진이 회사 창립 72주년을 맞아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의 사저에 모여 추모 행사를 가졌다.

이들은 최 창업회장의 창업정신을 기리고, 최태원 회장이 당면 과제로 제시한 관세·인플레·AI(인공지능) 등 '삼각파도' 극복 의지를 다졌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를 비공개로 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 오너 일가와 일부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차분한 분위기에서 창업정신을 기린 것으로 전해졌다.

선혜원은 최종건 창업회장이 지난 1968년 사저로 매입해 마지막까지 머물렀던 곳이다. 이후 직원 연수원으로 활용하다 2022년 리모델링을 시작해 다음달 완공 예정이다.

SK는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인 2018년부터 선경직물 설립일인 4월 8일을 창립 기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행사를 진행해 왔다.

SK는 1953년 선경직물(현 SK네트웍스) 창업으로 직물사업에서 시작해 1980년대 대한석유공사(SK이노베이션) 인수를 통해 섬유에서 정유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루며 성장의 기초를 다졌다. 이후 1994년 한국이동통신(SK텔레콤) 인수를 통해 정보통신 사업에, 2011년 하이닉스 반도체(SK하이닉스)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산업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자산 기준 재계 2위로 성장했다.

1991년

이런 가운데 그룹의 경영권은 최 창업회장이 1973년 별세하자 친동생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넘겨받았다.

최 선대회장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 인수에 성공하는가 하면 차기 주력사업으로 정보통신을 낙점하고 1994년 정부의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민영화 공개 입찰에 참여해 4370억원으로 지분 23%를 사들이며 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 선대회장은 "선경을 21세기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키워내야 한다"며 1998년 그룹명을 'SK'로 바꾸고 새 도약을 선언했으나 그해 별세하며 장남 최태원 회장이 오너 일가의 만장일치로 SK 수장에 추대됐다. 

최 회장은 에너지와 정보통신을 두 축으로 하는 SK의 사업 구조를 발판 삼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이겨냈다.

특히 최 회장은 2011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를 3조3747억원에 인수해 2012년 SK하이닉스를 출범시켰다.

SK하이닉스는 SK그룹의 지원에 힘입어 매년 연구개발(R&D)로만 조 단위 금액을 쏟아부었고, 최근에는 10년 넘게 독자개발해온 고대역폭 메모리(HBM)가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부품으로 꼽히며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2024년

SK는 2023년 말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선임된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친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이노베이션에서 에너지 사업 전반을 이끄는 등 '형제 경영'이 이어지고 있다.

최 회장은 앞서 2018년 11월에는 자신의 SK㈜ 지분 중 4.68%를 친족들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창립 72년을 맞은 올해 한국 경제가 마주한 위기를 △미국발 관세전쟁 △관세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AI 등 '삼각파도'로 정의하며 이에 대한 대비를 강조하고 있다.

SK의 경우 정유사업과 반도체 부문의 수출 비중이 높고 배터리와 바이오 등 미래성장 사업도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대외 불확실성 대비를 위한 시나리오 경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등 선제적인 리밸런싱을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DC), 거대언어모델(LLM) 등에도 역량을 집중하며 AI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빅테크와 만나 AI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SK는 최근 고 최종건 창업회장 사저였던 선혜원을 'SKMS연구소' 분원으로 재단장 중이다. 지난해에는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경기 수원시 생가를 'SK고택(古宅)'으로 오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최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 등을 담은 이른바 '선경실록'을 발굴해 디지털로 변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