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종희 후임에 노태문…스마트폰 경쟁력 제고 '주목'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삼성전자가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빈자리를 노태문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사장으로 메웠다.
이를 통해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한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재계와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이 스마트폰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일 수시 인사를 단행해 노태문 사장을 DX 부문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이에 노 사장은 MX 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과 함께 DX 부문장 직무대행을 겸임한다.
이번 인사는 기존 DX 부문장이었던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빠르게 단행됐다.
삼성전자 TV 사업의 19년 연속 세계 1위 기록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 한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휴식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그는 1962년생으로 천안고와 인하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LCD TV 랩장, 개발그룹장, 상품개발팀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을 맡았다.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해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장을 역임했다.
삼성전자는 한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컨트롤 타워 한 축을 잃었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로 인한 경영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반도체(DS) 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과 함께 삼성전자를 이끌어 왔다.
이재용 회장은 6박 7일간의 중국 출장 마치고 돌아와 '포스트 한종희' 찾기에 고심했으며,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노 사장을 선택했다.
DX 부문 산하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DA 사업부 △모바일 경험(MX) 사업부 △네트워크 사업부 △의료기기 사업부 등이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300조8709억 원 중 58%(약 175조 원)가 DX 부문에서 나왔다. MX 사업부가 DX 부문 매출의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한 부회장의 후임 인선은 노 사장으로 무게추가 실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DX 부문 연 매출 174조8877억 원 중 MX 사업부 소관인 스마트폰 매출이 114조4249억 원(65.4%)을 차지했다.
노 사장은 부회장 선임 요건인 사내이사였다는 점과 MX 사업부의 매출 비중 등 한 부회장 공백을 메우는 데 최적의 인물이었다는 평가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현재 삼성전자의 문제는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으로 인해 불거졌지만, MX 사업부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위기설이 있는 만큼 스마트폰 등 현업에 기여한 노태문 사장이 가장 적합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났다"라며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스마트폰으로 메워야 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폰에서도 혁신이 없는 상황인 만큼 노태문 사장의 역할이 있어야 한다"라며 "스마트폰 경쟁력을 제고하고, 스마트폰 외에 MX 사업에서 다른 장비의 매출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