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샤오미·BYD에 시진핑까지 만나…광폭 행보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공식 해외 출장지인 중국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와 비야디(BYD) 등 현지 기업 관계자들과 만나는가 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회동했다.
이러한 이재용 회장의 행보는 최근 미·중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거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장(전기·전자 장비)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이재용 회장은 28일(현지시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주석과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면담에 참석했다.
이번 국제 공상계 대표 회견에는 중국발전포럼(CDF)에 참가하러 중국에 온 글로벌 기업 CEO 30여 명이 참석했다.
주요 참석 기업은 △미국 특송업체 '페덱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 △영국계 은행 '스탠다드차타드' △미국 제약사 '화이자'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 △덴마크 해운기업 '머스크'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스웨덴 가구회사 '이케아' 등이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함께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석했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중국발전포럼을 찾기도 했다.
이 회장은 2년 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방중 첫날인 지난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서 레이쥔 회장을 만났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가전 등에서는 삼성전자와 라이벌 구도이지만, 전기차에서는 잠재 고객사다.
23일부터 이틀간은 전 세계 주요 기업 CEO들이 모이는 CDF에 참석했다. 24일에는 광둥성 선전으로 이동해 전기차 업체 BYD를 찾았다.
전기차는 일반 차량보다 5배 이상 많은 차량용 반도체가 필요하다. 평균적으로 반도체 200개가 필요한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1000개, 자율주행차는 2000개 수준의 반도체가 탑재된다. 전기차 기업은 반도체 기업에게 주요 고객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최근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스마트폰·인공지능(AI)·로봇·전기차 등 다방면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48.3% 증가했으며, BYD는 2024년 1070억 달러(약 157조2000억 원)로 전기차 1위 기업에 올랐다.
생성형 AI '딥시크'는 저비용·고성능으로 글로벌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미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회장은 거대 시장인 중국에서 전장을 핵심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내부 운전공간) 플랫폼,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 협력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베이징 모터쇼에도 처음으로 참석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의 중국 광폭 행보는 최근 부진 탈출을 위한 '사즉생' 메시지와 맞물린다. 사즉생을 강조한 만큼 본인이 앞장서 위기 탈출에 기여하려는 모습"이라며 "미국의 관세 전쟁 돌파구 중 하나로 중국 시장을 택한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