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조준' ADC, 항암제 시장서 급성장…셀트리온 등 치료제 개발에 도전

2025-03-28     김예령 기자
[사진=pixabay]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암세포를 겨냥한 '유도미사일'로 불리는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차세대 치료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ADC 치료제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들의 ADC 기술 확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ADC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달성했으며, 2028년에는 280억 달러(약 39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치료제다. 항체가 암세포만을 정확히 인식해 달라붙고, 결합한 세포독성 약물이 세포 내부로 전달돼 암세포만을 파괴하는 방식이다. 이로 인해 암을 정밀 타깃 하는 '유도 미사일'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특히 1세대 화학 항암제를 비롯한 기존 치료제는 정상 세포까지 공격해 부작용이 컸던 반면, ADC는 암세포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적고 치료 효율은 높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ADC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파이프라인을 본격적으로 구축 중이다. 자체 항체 기술과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다수의 ADC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며, 2028년까지 총 9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그중에서도 'CT-P70'은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을 대상으로 하는 ADC 치료제로,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시험에 대한 IND 승인을 받았다. 이 외에도 방광암 치료제 CT-P71, 고형암 치료제 CT-P73 등 2건의 후보물질에 대해 연내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앞선 비임상 단계에서 CT-P70의 치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남은 글로벌 임상 절차에도 역량을 집중해 차세대 항암 신약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라며 "연내 후속 IND 제출을 통해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의 도약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과 함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쌍두마차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투자 및 생산 인프라 확장을 통해 ADC 신약 개발에 발을 들였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23년 인투셀과 ADC 후보물질 검증을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모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국내외 ADC 개발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 중이다. 스위스 아라리스바이오텍과 미국 브릭바이오, 국내 에임드바이오·인투셀 등 총 4곳에 투자하며 혈액암, 고형암, 방광암 등을 타깃으로 한 신약 후보 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제조를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통해 ADC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인천 송도에 ADC 전용 생산시설을 완공했다. 

신생 바이오기업 중에선 앱티스가 ADC 항암 신약을 개발 중이다.

앱티스는 동아에스티가 2021년 인수한 ADC 전문기업으로, 자체 플랫폼 '앱클릭'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다. 앱클릭은 항체를 변형하지 않고 다양한 약물을 선택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3세대 링커 기술이다. 현재는 클라우딘 18.2를 타깃으로 한 위암·췌장암 치료제 후보 'AT-211'의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가 보유한 ADC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동시에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및 확장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아직 국내에서 정식으로 상용화된 ADC 치료제는 없지만 업계는 글로벌 투자와 연구개발이 지속되는 지금이 곧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 다국적 제약사들도 ADC에 주목하고 관련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화이자는 글로벌 빅파마 가운데 ADC 포트폴리오를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후보물질을 포함해 총 12개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에는 ADC 치료제 개발 기업 씨젠을 약 56조원에 인수하며 해당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MSD(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잇따라 ADC 분야에 투자하면서 ADC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