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이 기회?…끝모르는 먹거리 가격 인상

2025-03-27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끝 모르고 치솟는 먹거리 가격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인상 품목도 라면, 커피, 유제품, 맥주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다수 식품업체들은 고환율 및 원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원인으로 꼽았지만, 일각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인한 컨트롤타워 부재의 장기화가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이 416컵에 달할 만큼, 유별난 '애정'을 자랑하는 '커피' 가격도 줄줄이 오름세다.

투썸플레이스는 26일부터 커피, 음료, 케이크 등 58종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레귤러 사이즈 기준 커피 제품 23종 가격은 각 200원씩 올랐다. 샷, 시럽 등 고객 옵션은 각각 300원, 디카페인 변경 옵션은 200원 인상됐다. 

앞서 지난 1월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음료 22종 가격을 200~300원 올렸고, 폴바셋도 시그니처 롱고와 카페 라떼 등 가격을 200~400원 인상했다. 

이밖에 파스쿠찌, 컴포즈커피, 더벤티 등 커피 프랜차이즈도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도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농심은 지난 17일부터 △신라면 5.3% △너구리 4.4% △안성탕면 5.4% △짜파게티 8.3%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을 올렸다. 2022년 9월 이후 2년 6개월만에 가격 인상으로, 이에 따라 신라면은 950원에서 1000원이 됐다. 

이밖에 새우깡과 쫄병 스낵 등 스낵류 제품 가격도 각각 6.7%, 8.5%씩 오른다. 

오뚜기는 다음달 1일부터 주요 라면류 가격을 평균 7.5% 올린다. 이에 따라 △진라면 716원→790원(10.3%) △오동통면 800원→836원(4.5%) △짜슐랭 976원→1056원(8.2%) △진라면 용기 1100원→1200원(9.1%)이 된다. 오뚜기 가격 인상은 2022년 10월 가격 인상 이후 2년 5개월만이다.  

매일유업은 다음달부터 커피음료와 치즈, 두유 등 51종 제품 가격을 8.9% 인상한다. 커피음료 중 바리스타 룰스(250ml) 가격은 3.6%, 허쉬드링크 초콜릿(190ml)dms 11.8% 오르고, 스트링치즈 플레인과 매일두유 검은콩(190ml) 가격도 각각 7.4% 10.5% 인상된다. 

남양유업 역시 대표 제품인 초코에몽 브랜드 제품 출고가를 평균 8.9% 인상한다. 이에 따라 초코에몽(190ml) 편의점 가격은 1400원에서 1600원으로 14.3% 오른다. 아울러 과일주스 과수원(200ml)과 아몬드데이(190ml) 도 편의점 기준 각각 12.5%, 13.3% 인상한다. 

하겐다즈도 원가 부담을 이유로 다음달부터 아이스크림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파인트 가격은 12.6%, 미니컵·스틱바·샌드 가격은 16.9% 오른다.

오비맥주는 다음달 부터 카스 등 주요 맥주 제품 가격을 평균 2.9% 올린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수입 와인·샴페인 제품 가격을 평균 1.9%, 롯데아사히는 아사히 맥주 가격을 최대 20% 올린 바 있다. 

여기에 한국맥도날드와 버거킹,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패스트푸드와 베이커리 제품 가격도 모두 올랐다. 

업계에서는 기업에서 가격 상승 부담을 감내하는데 한계에 다다랐다는 입장이다. 고환율,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각종 수입 원재료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2·3 비상 계엄 이후 탄핵까지 이어지는 정국 혼란을 틈타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 기업의 이익만 고려하고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격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정부의 협조 요청에도 아랑곳 않고 줄지어 가격을 인상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감시가 느슨해진 시점에 가격을 인상했다기 보다는, 각종 비용 부담이 기업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식품업계와 간담회 등을 통해 지속 소통해 왔으며 물가안정을 위한 업계의 협력을 요청해 왔다"며 "국민부담 최소화를 위해 가공식품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업계와 긴밀히 협조해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 지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