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배터리·충전기' 中 공세…K-배터리, '팀플레이로' 대응
BYD의 '5분 충전·470㎞ 주행' 급속 충전 시스템 등 中 업체 거센 '공세' 배터리 3사, 현대차·BMW 등 글로벌 車기업과 '팀플레이'로 中에 대항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5분 충전으로 470㎞를 달릴 수 있는' 급속 충전 시스템을 선보이며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해당 시스템은 차량·배터리·충전기를 모두 자체 개발하는 '원팀' 전략을 통해 개발하는 등 BYD는 설계부터 인프라까지 '기술 통합'을 실현해 주목받고 있다.
이에 맞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각기 다른 글로벌 완성차들과 손잡고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 협업에 나서고 있다.
2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LGLG엔솔, 삼성SDI, SK온 등은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손을 잡으며 '팀'을 꾸리고 있다.
'배터리 셀' 제조에 주력해온 이들은 차량이나 충전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지 않기 때문에 이 같은 '팀플레이' 전략으로 BYD, CATL 등 중국 자동차·배터리 기업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일례로 BYD는 최근 중국 선전 본사에서 5분 충전으로 470㎞ 주행이 가능한 급속 충전 시스템 '슈퍼 e-플랫폼'을 선보이는 등 압도적인 성능과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BYD는 800V가 주류인 현 전기차 고전압 플랫폼 시장에서 1000V 플랫폼을 앞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전압이 높아지면 충전 속도는 빨라지고 배터리 발열과 부하는 줄어든다. BYD는 이를 자사 고급 모델인 다이너스티 시리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초고속 충전소 네트워크도 직접 확대할 전망이다. 여기에 에너지 효율과 통합을 높이기 위한 자체 플랫폼 'BOX'도 개발 중이다.
가장 위협적인 부분은 BYD가 차량과 배터리, 충전기 등을 모두 자체 개발하는 '원팀' 전략을 내세워 설계부터 인프라까지 '기술 통합'을 실현했다는 점이다.
이에 LG엔솔, 삼성SDI, SK온은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와 BMW,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손잡고 '팀플레이'로 맞서고 있다. 전기차 기술 경쟁이 '셀'에서 '시스템'으로 넘어감에 따라 이들의 '팀워크'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LG엔솔은 혼다, 현대자동차 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와 아시아 시장에서 배터리 공급 체계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와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통해 하이엔드(최고급) 차량과 중저가 모델을 겨냥한 기술을 공개했다.
'인터배터리 2025 어워즈'에서 수장작으로 선정된 46시리즈는 기존 원통형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5배 이상 높이면서도 충전 속도와 수명, 안정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와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해 하이니켈과 LFP의 장점을 결합했다.
LG엔솔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에서도 '비-라이프케어' 기술을 선보이며 충·방전 패턴 분석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최적의 충전 전략 제시 기능을 강화했다.
LG엔솔 관계자는 "충전 속도가 빠르면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배터리 산업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이라며 "충전 속도뿐만 아니라 품질, 가격, 안전성, 에너지 효율 등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뤄야 상품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론적으로 5분 충전도 가능하지만 실제 구현에는 원가와 효율, 수명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BMW, 스텔란티스 등과 협력해 고밀도 프리미엄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프라이맥스'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에너지·장수명 배터리를 강조하며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배터리 2025'에서 수상한 LFP 배터리는 고전도성 소재와 전극 구조 최적화를 통해 기존 LFP의 에너지 밀도 한계를 극복했으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중저가형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삼성SDI는 소프트웨어 기반 BMS 진단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 셀 이상을 실시간 감지하고 충전 상태 및 리튬 석출 위험을 예측하는 기능을 강화해 안전성과 수명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
SK온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와 현대차와의 북미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통해 기술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는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 두 가지로 개발 중이며 각각 2027년과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니켈·코발트·망간(NCM) 기반 하이니켈 배터리는 2030년까지 5분 충전으로 300㎞ 주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구현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최근 SK온은 안정성과 냉각 효율을 강조한 '양방향 각형 배터리'와 '액침 냉각' 기술을 공개했다. '양방향 각형 배터리'는 전류 흐름을 상·하부로 분산시켜 발열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고, '액침 냉각'은 셀 전체를 절연 냉각액에 담가 온도를 고르게 낮추는 방식으로 배터리 수명과 안정성 측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YD를 필두로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의 급격한 양적·질적 성장에 맞서 국내 베터리 3사가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팀플레이'를 펼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본업인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신기술들을 쏟아내는 것도 장기적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