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신청서에 "17일부터 현금 부족…5월 7000억 예상"

2025-03-20     안솔지 기자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이달 17일부터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오는 5월엔 현금부족액이 739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명령 신청서에 이같은 예상 현금부족 관련 시나리오를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 실패할 경우를 가정해 회사의 현금부족 규모를 추정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자 매입·영업대금 유동화와 기업어음(CP)을 만기일에 차환할 수 없어 가용 현금 잔액이 급격히 줄 것으로 내다봤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신청서에 "운전자금 명목으로 평균 5000억~6000억원 규모의 기업·전자단기사채, 기업구매전용카드를 활용했는데 시장 수요가 충분해 문제가 없었지만, 신용등급 하향으로 단기채무를 차환할 유동성 확보가 막혀 지급불능 현실화 전에 회생 신청을 한다"고 명시했다. 

구체적인 현금 부족액은 이달 17일 184억원에서 같은 달 말 2298억원, 4월 말 5261억원, 5월 말 7395억원 이상이다. 

그동안 홈플러스는 "5월이 되면 자금이 부족해 선제적으로 회생을 신청했다"고 밝혀왔다.

실적 악화의 원인도 명시했다. △2018~2019년 최저 임금 29% 인상 △오프라인 사업이 주류였을 당시 오프라인 매출을 기준으로 설정된 매장 임대료 지속 인상 △쿠팡과 중국계 이커머스의 공격적 확장으로 오프라인 유통산업 침체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로 자금조달 비용 인상 등이다. 매출 증가에도 고정비와 금융비용이 지속 늘어난 점도 실적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홈플러스는 회계연도(3월~이듬해 2월) 기준으로 2022년과 2023년에 각각 2602억원, 199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회생신청서에는 올해 1월 31일 기준 직전 12개월 실적으로 매출은 7조461억원, 영업손실을 2349억원이라고 적었다. 

홈플러스는 신청서에서 "회생 개시 후 상거래채권액은 100% 변제가 가능한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채권자들에게도 약간의 이자율 조정과 변제조건의 변경을 통해 대부분 변제하는 것을 목표로 회생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홈플러스는 그간 꾸준히 추진해왔던 인수합병(M&A)는 당분간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채 상환을 위해 매각을 추진해왔던 익스프레스(슈퍼마켓) 사업 부문은 회생 신청 후 채권자들의 의견을 통해 추진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