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 리스크에 '다음 분사 반대'까지…정신아 카카오 대표 리더십 '시험대'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카카오가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와 '다음 분사 반대 집회' 등으로 인해 어수선한 상황이다.
이에 회사의 위기를 극복하고 반등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지난 19일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잇달아 열고 포털 '다음' 서비스를 담당하는 카카오 콘텐츠 CIC(사내 독립 기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 추진하겠다는 사측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 노조는 "무책임한 구조조정과 분사·매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거부에 대한 시정을 촉구한다"며 오는 25일까지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3일 사내 간담회를 통해 콘텐츠 CIC 분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완전한 별도 법인 독립으로 독립성을 확보해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빠르고 독자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춰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노조는 분사와 관련해 사측이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 CIC 경영진이 분사 법인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포털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지분 매각까지 염두에 둔 상태로 일단 분사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 경영진이 콘텐츠CIC 분사를 발표하면서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이번 결정은 사실상 매각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카카오의 위기는 준비 없는 무분별한 분사로 시작됐다"라며 "카카오커머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등 분사와 매각 과정에서 위험은 노동자들의 몫 이었다"고 했다.
최근 카카오는 김범수 창업자가 건강상의 문제로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리더십에 변화가 찾아왔다.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CA협의체가 정신아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되면서 정 대표의 리스크 관리에 시선이 쏠렸다.
김 창업자는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사임했으나,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수행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빠른 의사결정 및 실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창업자가 당분간 집중적 치료가 필요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점도 고려됐다. 그는 최근 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게 카카오는 지난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도 맡아 △준법과신뢰위원회 신설 △인적 쇄신 △거버넌스 개편 등 그룹의 쇄신을 진두지휘해 왔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자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2023년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및 매출 부풀리기 의혹도 받는 등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 카카오모빌리티 콜 몰아주기, 다음 분사 등 여러 리스크가 산재해 정신아 대표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이라며 "위기라는 말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반등할 수도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