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부터 반려동물까지···韓 제약·바이오, 차세대 성장 동력 모색

2025-03-19     김예령 기자
송도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의약품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신약 개발 전문기업 이엔셀은 이달 주주총회(이하 주총)를 열고 정관 변경을 통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SW) 개발 및 서비스업'을 새로운 사업 목적에 포함한다.

이를 바탕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치료제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데이터 분석 설루션을 도입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제조 공정을 개선할 방침이다.

이엔셀은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등 신규 사업도 추진해 기업 브랜드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압타머사이언스는 △기술이전 사업 △의약품 비임상 및 임상시험 분석 서비스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도·소매 △수출입업 등 8개 항목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계획이다.

이 기업은 2020년 기술특례로 상장했으며 올해부터 매출 기준에 따른 상장폐지 요건이 적용된다. 만약 올해 매출이 30억원을 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는 압타머사이언스가 사업다각화를 통해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항암 및 난치성질환 신약 개발기업 이수앱지스는 사업 목적에 △부동산 매매 △임대 및 개발업 △국내외 투자사업 등을 추가한다.

이수앱지스 관계자는 "기존 사업이 의약품에 국한돼 있다"며 "당사 수익사업에 대한 권리 능력에 과도한 제한이 있어 목적 사업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업은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 진출을 통해 사업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유유제약은 이달 주총에서 동물의약품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동물의약품 관련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다.

안국약품 역시 사료 제조 및 수입업,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한다. 이는 반려동물 사료 제조, 판매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기존 전문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해 보다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령은 우주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미국의 민간 상업용 우주정거장 건설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에 지속 투자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보령은 인간의 우주 진출이 본격화할 경우 관련 의약품을 포함한 '우주 헬스케어'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균 보령 대표는 지난달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주최로 열린 '제9회 우주항공 리더 조찬 포럼'에서 "더 많은 사람이 우주에 나가면 과거 대항해시대 때 배를 타며 겪던 인체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며 우주 헬스케어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