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존비즈온, 제4인뱅 참여 '철회'…소호뱅크 '독주' 굳히나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더존비즈온이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인가 신청 접수를 일주일 앞두고 설립 포기를 공식화했다. 한국소호뱅크(KSB)와 함께 신규 인뱅의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더존비즈온이 인가 참여를 철회한 것이다.
여기에 하나·부산은행이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인 가운데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축인 소호뱅크로의 합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며 소호뱅크 단독 체제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더존비즈온은 기존 역점적으로 추진해왔던 '혁신 금융 플랫폼'을 재조정하면서 제4인뱅 예비 인가 신청 철회를 발표했다.
단기적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는 신규 사업 추진보다 기존 비즈니스 솔루션의 강점을 극대화한다는 게 더존비즈온의 방침이다.
더존비즈온 측은 "경영진의 숙고 끝에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라며 "앞으로 더존비즈온의 강점을 살려 독보적인 데이터 기반의 금융 플랫폼을 완성하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와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과의 협업으로 제4인뱅에 도전하는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으로 시장에 균열이 생겼다는 평이 나온다.
실제 더존비즈온이 이끄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제4인뱅 신규 인가에서 주축이 되는 후보군이었다. 더존비즈온이 가지고 있는 자본력과 전사적자원관리(ERP) 소프트웨어 공급 사업으로 얻은 데이터 기술력을 강점으로 내세워 인뱅 사업권 취득에 유리하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인뱅 지분투자가 전무했던 신한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로 예비 인가 신청에 탄력을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더존비즈온이 이날 인뱅 예비 인가 불참을 공식 발표하며 소호뱅크가 단독 선두로 나서게 됐다.
뿐만 아니라 같은 날 하나은행과 BNK부산은행이 제4인뱅 참여를 위해 소호뱅크 컨소시엄으로의 합류를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소호뱅크 1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다.
다만 양 사는 "현재까지 어느 컨소시엄에 참여할 지 확정된 바는 없다"며 일단 선을 그었지만 소호뱅크 컨소시엄 합류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하나·부산은행이 합류하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 이어 총 네 곳의 대형은행이 소호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된다. 앞서 우리카드, 유진투자증권, 아이티센, 메가존클라우드 등 주요 금융·IT 기업이 소호뱅크 컨소시엄에 합류한 상태다.
지난달 25일엔 대전광역시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소호뱅크의 인뱅 예비 인가에 힘이 실렸다. 소호뱅크는 지역은행이 없는 충청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혁신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안팎에선 시중은행과 지방자치단체를 동시에 품은 소호뱅크의 경쟁력은 더욱 커졌다는 평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더존뱅크와 소호뱅크 등 양강 구도였던 제4인뱅 인가전이 더존뱅크의 참여 철회로 소호뱅크가 인가전에서 탄력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유뱅크 등 경쟁력 있는 타 컨소시엄도 있기 때문에 예비 인가 신청 전까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25~26일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 인가신청을 받고, 2개월 이내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