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車시장, 핸들 잡은 시니어 늘어…업계, '실용·안전'에 집중

2025-03-15     강나연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

컨슈머타임스=강나연 기자 | 고령층의 차량 보유율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소비층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는 실용성과 안전성을 강화한 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교통 인프라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은 지난 13일 발표한 '인구·사회구조 변화와 국내 자동차 시장' 보고서에서 기존 자동차 시장의 주 소비층은 30~50대 남성이었으나 보고서는 향후 여성과 고령층의 차량 보유율 증가에 따라 시장 구조가 변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보고서는 고령층의 차량 보유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10년간 국내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증가율이 2.3%였던 가운데 60대와 70대의 등록 대수 증가율은 각각 6.7%, 80대도 5.5% 증가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고령층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중심 소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업계는 실용성과 안전성을 강조한 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고령층 맞춤형 차량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임현진 KATECH 선임연구원은 "고령 운전자는 소득·신체기능 등의 변화로 운전이 용이하고 실용적인 차량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경제활동 영위 비중이 작아 가격대가 높은 차량으로의 교체 수요는 다소 작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고령 운전자들은 차량 조작 및 판단 능력이 저하되는 점을 고려해 안전 보조 시스템과 사용 편의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60대 운전자 A씨는 "시야가 좁아지고 반응 속도가 느려지면서 차선 유지 보조나 긴급 제동 시스템 같은 안전 기능이 가장 중요ㄴ하게 느껴진다"며 "기어 조작이 간편하고 계기판이 직관적인 차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고령 운전자의 요구가 변화함에 따라 자동차 업계도 보다 실용적이고 안전성이 강화된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오조작을 방지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운전 보조 시스템을 확충하는 등 고령층 운전자의 운전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제네시스의 전기차 'GV60' 부분 변경 모델에는 '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과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을 탑재해 사고 위험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고, KG모빌리티의 '토레스 하이브리드'는 운행 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이는 등 주행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고령 운전자가 증가하면서 자동차 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교통 인프라 개선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자동차 판매 및 개발 방향뿐만 아니라 교통 시스템 전반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령층의 이동 패턴이 단거리 중심으로 변화하는 만큼 교통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라며 "도로 표지판과 신호 체계를 고령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정비하고 주차 공간의 가시성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령 운전자의 조작 및 판단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량 설계도 이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라며 "페달 오조작 방지 시스템, 자동 감속 기능, 충돌 방지 기능 등 사고 예방 기술을 강화하고, 자율주행 기술도 긴급 상황에서 안전한 대피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첨단 기술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라며 "고령 운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터치스크린 대신 물리 버튼을 적용하는 등 아날로그 요소를 도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