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합류' 네이버-'김범수 영향력↓' 카카오…엇갈린 운명
컨슈머타임스=곽민구 기자 |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건강상의 문제로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수행하지만, 이전보다 영향력이 줄어들게 됐다.
이는 이해진 창업자가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는 경쟁사 네이버와 대비되는 행보다. 그는 경영 일선에 복귀해 AI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카카오는 13일 그룹 최고 의사결정 기구 CA협의체를 정신아 카카오 대표 단독 의장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범수 창업자는 CA협의체 공동 의장에서 사임했다. 그룹의 비전 수립과 미래 전략을 그려가는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직책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국내외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더 빠른 의사 결정 및 실행을 도모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창업자가 당분간 집중적 치료가 필요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한 점도 고려됐다. 최근 암 초기 진단을 받고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는 2023년 11월부터 한시적으로 운영해 온 경영쇄신위원회 활동도 마무리한다. 김 창업자는 경영쇄신위원장도 맡아 준법과신뢰위원회 신설, 인적 쇄신, 거버넌스 개편 등 그룹의 쇄신을 진두지휘해 왔다.
카카오는 신의 방향성 및 시스템이 구체화된 만큼 이후 과제는 주요 계열사 CEO들이 참여하는 전략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ESG위원회, 브랜드컴위원회 등이 이어받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미 정신아 대표가 그룹 전체의 현안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경영상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범수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카카오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카카오는 창업자 사법 리스크 외에도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및 매출 부풀리기 의혹도 받는 등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경쟁사 네이버가 이해진 창업자의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최근 행보가 대비된다. 네이버는 이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 투자 책임자(GIO)의 사내이사 복귀, 최수연 대표 재선임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면 네이버의 글로벌 사업과 AI 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산업 트렌드가 AI가 집중되는 만큼 이해진 창업자가 전면에 나서 이를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시선이다.
이해진 창업자는 지난해부터 '소버린(자주권) AI(인공지능)'를 강조하며 AI 주권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신아 대표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김범수 의장 사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경영 위기가 지속되는 만큼 정신아 대표의 위기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