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은정의 증권톡] 넥스트레이드, 성공적인 연착륙을 위해서
컨슈머타임스=전은정 기자 | 요즘 증권업계 미팅 자리에 나가면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대체거래소의 등장은 무려 70년간 이어온 한국거래소(KRX)의 독점 체제를 경쟁 체제로 전환한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이익을 거둘 생각에 웃음을 보이고 누군가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도태될까봐 우려 섞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증권사는 달라진 시장에 대비해 근무 시간을 조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개장 시간이 연장된 만큼 직원별 시차출근제를 도입해 업무 부담을 조절하고 있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개편하고 거래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고객 잡기에도 나섰다. 넥스트레이드는 매매 체결 수수료를 한국거래소보다 약 30% 낮추기로 했다.
증권사들은 매매 체결 수수료가 낮아진 만큼 투자자로부터 주식 매매 수수료를 덜 받기 위해 수수료를 줄이고 있다.
넥스트레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 시간이 연장된 것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장을 운영해 시장 대응력이 높아졌다. 휴장 시간에 기습적으로 공시를 띄우는 올빼미 공시와 중국, 인도 주식시장 마감 시황에도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주식 거래 시 거래소를 선택할 수 있고, 새로운 호가 도입으로 다양한 투자전략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투자자 또한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두 곳의 거래소 중 유리한 곳을 골라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경쟁을 통한 투자자 편익 제고가 기대된다.
투자자들이 트레이딩 시스템(HTS‧MTS)을 사용할 때는 별도로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고도 각 증권사의 자동주문전송(SOR) 시스템에 따라 거래가 체결된다. 매도나 매수주문 시 각각 더 높은 가격, 더 낮은 가격으로 체결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자동으로 매매가 이뤄져 편리하다.
다만 단점도 있다. 프리마켓이나 애프터마켓 등 정규 시간 외의 거래는 정규 시장에 비해 변동성이 크고 이를 활용한 단타 수요가 집중될 수 있다. 거래소 간 주문 처리 속도와 호가 방식 차이로 인해 초단타매매 세력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넥스트레이드의 자체적인 감시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감시나 투명성과 관련된 업무 청산 결제 작업은 한국거래소가 수행한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현재로서는 거래 상품의 차별화도 어려워 보인다. 한국거래소의 현재 거래수수료는 0.0027%로 다른 글로벌 거래소들과 비교해도 최저 수준이다. 또한 상장 예정 종목들이 기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내에서만 선별될 것으로 알려져 거래시간 이외의 부분에서는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상장됐거나 비슷한 종목들로 넥스트레이드를 채운다면 굳이 또 다른 거래소를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한국거래소에서 시스템 개선을 단행하지 않고 새로운 거래소를 만든 점은 투자자에게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개장 첫 주 대량매매 정지에 증권사 전산오류 등을 겪는 등 잡음이 있었다. 주식 체결 조회가 1분 이상 지연됐고 시세 조회 서비스에도 오류가 생겼다. 증권거래세 금액 산정이 잘못돼 넥스트레이드가 증권사에 추가 납부한 일도 있었다.
시장에서는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거래 시장 간 경쟁을 촉진해 한국 자본시장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크다. 더 나은 투자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박수 받아야 할 일이다. 넥스트레이드가 시장 수요와 니즈를 바탕으로 판도 변화를 꾀하는 대체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