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제약·바이오, 아쉬운 M&A 성적표···"5년 치가 빅파마 1건 수준"

2025-03-12     김예령 기자

컨슈머타임스=김예령 기자 | 지난 5년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48건의 인수·합병(M&A)이 진행됐지만, 그 규모는 '빅파마'(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빅딜 1건 수준에 불과해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전략적 성장을 위해 M&A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정부 역시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과 제약산업 생태계의 선진화를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바이오헬스산업 브리프 432호'에 따르면 2020년 이후 5년간 성사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M&A는 48건이다.

연도별 M&A 건수는 2020년 3건에서 작년(11월 기준) 13건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M&A는 주로 기업의 전략적 성장을 위해 '흡수 합병'(70% 이상)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국내 M&A 거래는 대부분 '지분 인수'(87.5%) 형태로 이뤄졌다. 이는 경영권 확보, 투자,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이 강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소규모 거래인 1000억원 미만이 34건으로, 거래 규모를 확인할 수 있는 43건 가운데 79%를 차지했다.

5년간 국내 M&A 전체 거래 규모를 합산해도 글로벌 제약사 빅딜 1건 수준인 약 680억 달러 수준이었다. 2019년 글로벌 제약사 BMS의 세엘진 인수가는 74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한 투자금 회수 과정이 IPO(기업공개)에만 편중돼 있고 M&A는 상대적으로 외면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변화 대응과 안정적인 성장 구조를 갖추기 위해선 M&A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023년 미국은 자본 회수(Exit) 방법으로 M&A를 선택한 사례가 95%로 압도적이었으나 국내는 IPO가 42%에 불과했다. 

진흥원은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IPO는 사실상 절대적인 투자금 회수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M&A 전략의 다각적 검토와 적극적인 의지도 함께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진흥원은 "글로벌 수준에서 주로 이뤄지는 M&A는 PMI(합병 후 통합) 과정까지 생각한다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와 실패 확률이 높은 (비즈니스) 전략"이라며 "국내 산업 내 성공적인 M&A에 대한 노하우가 누적·확산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국내 전통 제약사들은 제네릭(복제약) 중심의 사업 구조와 오너 경영 체제 때문에 M&A 대상으로서 매력이 낮고, M&A에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M&A에 관한 긍정적 인식 확산과 함께 기업 내부의 M&A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흥원은 "M&A는 많은 투자자금이 소요되므로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제약·바이오 펀드 내 의무 투자 비율 요건에 M&A를 추가하거나 M&A만을 목적으로 한 정부 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방안 등 보다 직접적인 활성화 지원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기업의 든든한 조력자로서 한발 앞선 지원책을 강구한다면 국내 기업의 글로벌 도약과 제약 산업 생태계 선진화를 더욱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