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의 손' MBK 파트너스…네파·모던하우스도 '거덜'

2025-03-07     인터넷팀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불시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게 인수기업들의 경영에 잇따라 실패하거나,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했더라도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홈플러스와 협력업체 직원 10만명과 임차인 6천7천곳, 채권자 1천800곳이 기업회생 절차 신청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6일 CJ제일제당의 바이오 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벌이고,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한 경쟁도 이어가고 있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입매수 방식을 활용해 현금과 유형자산이 넉넉한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자산을 매각하고 이자 부담을 피인수 기업에 전가하는 MBK의 경영방식은 홈플러스뿐만 아니라 네파와 모던하우스, 영화엔지니어링 등에도 적용됐다.

MBK는 지난 2013년 특수목적법인(SPC)인 티비홀딩스를 설립해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네파를 9천970억원에 인수했다. 1조원에 달하는 인수대금 중 4천8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대규모 차입금을 떠안고 네파를 인수한 MBK파트너스는 막대한 인수금융 부담을 네파에 떠넘겼다는 비판을 받는다.

네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티비홀딩스를 지난 2015년 네파와 합병시킴으로써 매년 200억~300억원대 이자 부담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MBK가 2017년 이랜드그룹으로부터 인수한 생활용품 브랜드 모던하우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MBK파트너스에 인수됐다가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도 홈플러스 외에 더 있다.

MBK파트너스는 2009년 철강구조물 전문업체인 영화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영화엔지니어링은 MBK파트너스로 경영권이 넘어간 뒤 경쟁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에도 다른 기업인수를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 인수를 위해 협상을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해 가격 등 세부조건을 협의하고 있는데 더해 고려아연이 ㈜한화 주식 처분으로 회사와 주주들에 손해를 끼쳤다며 주주대표소송 제기를 위한 절차를 개시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BK는 신규 투자를 고민하기보다는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가 기업들을 대규모 차입을 통해 인수하는 데 여론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우선순위를 잘 살펴 판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