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3사, 중저신용 목표 달성…연체율‧포용금융은 숙제
컨슈머타임스=김하은 기자 |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이하 인뱅 3사)가 지난해 중저신용자 비중 30%를 넘기며 목표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뱅 3사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연체율 증가 등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계대출 확대로 당초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3사의 작년 중저신용 포용금융 공급액은 5조558억원으로 집계되며, 목표치인 30%를 훌쩍 넘겼다.
지난해 중저신용 대출 공급액으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는 2조5300억원으로 전체 신용대출액의 32%를 기록했고, 뒤이어 토스뱅크(1조3600억원·34.7%, 케이뱅크1조1658억원·약 34.1%) 등의 순이었다.
3사의 포용금융 평잔 및 비중도 일제히 올랐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중저신용 평잔은 4조9000억원으로, 대출 비중 32.3%를 기록해 목표치인 4조8193억원을 초과 달성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출범 이후 중저신용 대출 누적 공급액은 1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 역시 작년 평잔 및 비중은 2조7000억원, 34.1%로 집계되며 목표치 2조5007억원보다 초과 공급했다. 작년 한 해 신규 공급한 중저신용 대출 규모는 1조1658억원으로, 출범 이후 누적 중저신용 대출 잔액은 7조1658억원에 이른다.
다만, 토스뱅크는 지난해 4조800억원으로 34.7%를 기록하며 목표치인 4조3867억원에 도달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중 1조원은 개인사업자 대출로 이뤄져 있어 소상공인 등 포용금융에 앞장섰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후발주자임에도 포용금융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평가다.
이처럼 인뱅 3사가 중저신용 신규 대출 비중을 늘리며 포용금융에 앞장서고 있지만, 연체율에 따른 건전성 악화 리스크는 과제로 남아있다. 실제 3사의 연체율은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뱅 0.48% 케뱅 0.88% 토뱅 0.99% 등으로 집계됐다.
건전성 개선과 함께 금융당국 주문에 따른 포용금융 확대도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인뱅 중저신용자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인 목표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당국이 개정한 방침에 따르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목표를 '평잔 30% 이상'에서 '신규취급액 30% 이상' 기준을 추가해 분기별 실적을 점검한다. 1년 만에 신규 취급이라는 새 과제를 내놓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정부와 당국이 인뱅 3사를 향해 본래 설립 취지보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며 금융소외 계층을 외면했다고 정면 비판에 나서면서 포용금융 비중 확대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터넷은행에 포용적 금융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신용대출보다 담보대출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영업 방식이 이어진다. 인터넷은행의 존재 이유도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3사의 지난해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은 8조2556억원으로 작년에 제시했던 증가액 관리 목표치(8조4799억원)를 살짝 밑돌았다. 하지만 이들 3사의 지난해 말 누적 가계대출 잔액은 69조5385억원으로, 2021년 말 33조4828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불과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에 인뱅 3사는 포용금융을 한층 확대하는 한편,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를 기반으로 한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한 관계자는 "CSS 고도화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고 중저신용자를 위한 다양한 금융 상품 개발 등 상생금융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