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간 매년 42조원 규모 군함 발주…韓 조선업 수혜 기회"

코트라 "美 해군력 증강 위해 30년간 함정 364척 건조 계획" 美 상선 수주 기회도…"중국산 철강 사용 제재 등 관리 필요"

2025-03-02     이승구 기자

컨슈머타임스=이승구 기자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과 미국 간의 조선 협력 방안이 언급되는 가운데 미 해군이 향후 30년 동안 매년 42조원 규모의 군함을 발주할 계획이어서 한국 조선업계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업계가 해군력 증강을 위해 동맹국에 개방하는 군함 건조·유지보수(MRO) 시장에 면밀히 대응해 'K-조선'의 도약을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해양 조선업 시장 및 정책 동향을 통해 본 우리 기업 진출 기회'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코트라 워싱턴DC 무역관이 작성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후로 발표된 미국의 조선 산업 관련 법과 정책을 분석하고, 한국 조선 산업의 기회 요인과 시사점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먼저 미국 의회가 이달 초 한국 등 동맹국이 자국 조선소에서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해군 준비 태세 보장법'을 발의한 것에 주목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한국 조선업계가 미 함정 및 해안 경비대 선박을 수주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예산국(CBO) 1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 해군이 신규 함정 조달을 위해 2054년까지 투입할 예산은 연평균 약 300억 달러(한화 약 4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미국

또한 보고서는 미 해군의 군함 유지·보수(MRO) 및 신규 건조 시장도 한국 조선업계의 진출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 회계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해군이 전개 중인 전함은 잠수함과 항공모함을 제외하고 149척에 달한다. 미 해군은 이들 전함 MRO 사업에 연간 60억∼74억 달러(약 8조8000억∼10조8000억원)를 쓰고 있다.

이에 규모가 커지는 미 전함 MRO 사업권을 놓고 역내에서 일본과 한국이 경쟁하고 있다.

일본의 미쓰비시중공업이 먼저 미군과 함정정비협약(MSRA)을 맺었고, HD현대중공업와 한화오션 등 한국 기업들도 작년 7월 미 해군과 MSRA 협약을 체결해 MRO 시장에서 급부상 중이다.

한화오션은 작년 11월 미 해군 7함대에 배속된 3만t급 급유함에 대한 MRO 계약 수주에 성공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 7함대 소속 군수지원함 1척에 대한 MRO 입찰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참여 의사를 밝혀 국내 기업 간 경쟁이 예상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최대 6척, HD현대는 올해 2∼3척의 MRO 수주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다.

보고서는 미국 조선·MRO 시장이 한국에 활짝 열리면 조선 대기업뿐 아니라 협력업체에도 혜택이 돌아가면서 'K-조선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중국산 철강을 사용하는 국내 조선사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있다며 K-조선이 이와 관련된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국내 조선사의 중국산 후판 사용 비중은 지난해 36.9%로 급증한 상태다.

이와 함께 환율 변동성, 산업 수익성 저하, 정부 지원, 미국 현지 생산 시 인프라 낙후 및 전문인력 부족 등 고려 사항에 대해서도 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